9일 열리는 ‘이동통신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합리화를 위한 통신정책 방안’ 공청회에서는 제4이동통신, 요금인가제 폐지, 도매시장 제도 정비, 알뜰폰 경쟁력 제고 등 굵직한 통신정책이 논의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공청회를 비롯해 이메일과 서면으로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이달 중 최종 계획을 확정·발표한다. 이동통신 3사, 제4이통 추진업자, 알뜰폰, 학계 및 연구기관, 정보통신공사와 통신장비 업계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미리 들어봤다.
◇신규사업자 진입기반 조성
제4이통은 정부가 내놓은 이통시장 경쟁촉진 방안 중 가장 뜨거운 감자다. 정보통신공사와 통신장비 업계에는 새로운 기회가, 기존 이통 3사에는 위협이 될 수 있다. 제4이통이 허가를 받고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난관이 많다. 이번 공청회에서도 이를 둘러싼 열띤 논의가 예상된다.
직접 망을 설치하는 정보통신공사 업계와 장비를 제공할 통신장비 업계는 산업 활성화를 위한 현실적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다. 공사 업계는 건설경기 불황 탓에, 통신장비 업계는 이통사 발주물량 감소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정해관 콘텔라 상무는 “전체 투자 대비 특정 비율 이상 중소기업 제품 구매, 스몰셀 등 글로벌 경쟁력 있는 제품군 채택 등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제4이통 특성상 중저가 외산 장비를 사용할 가능성도 커 일정 비율은 국산 장비를 구매하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의환 정보통신공사협회 부회장은 “시설투자가 늘어나면 정보통신공사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업계 기대가 큰 만큼 최대한 서둘러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 업계는 초기 수도권 커버리지 50%, 허가 후 서비스 개시 시점 명확화 등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제4이통을 준비하는 장윤식 우리테레콤 대표는 “올 IP 기반으로 통신 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에 초고속 무선인터넷으로 IPTV, 인터넷 전화, CCTV 등 기존 유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돼야 한다”며 “기존 이통사에도 이런 제한을 풀어야 전반적 산업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종렬 한국모바일인터넷(KMI) 대표는 “통신시장이 포화라고 하는 데 데이터 중심 시대엔 트래픽 중심으로 포화를 논해야 하기 때문에 통신 시장에 대한 재정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산업활성화 측면에서 제4이통은 LTE-FDD가 아닌 LTE-TDD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파수 대가에 대해서는 신규 사업자와 기존 사업자에 동등한 가격을 매겨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알뜰폰 업계와 이통 3사는 제4이통 설립 자체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포화상태라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 이통사나 알뜰폰 고객이 제4이통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내놓을 계획이다.
◇소매시장 요금인가제 폐지
요금인가제 폐지를 두고 이통 3사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인가제를 폐지해도 시장지배력 남용 가능성이 없다는 SK텔레콤과 인가제 폐지는 이르다는 KT·LG유플러스 간 논리싸움이 전개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인가제 폐지로 인해 요금경쟁이 활성화되고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을 펼 계획이다. 모든 요금제는 정부와 상의하기 때문에 지배력 남용은 일어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시장지배력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인가제 폐지는 시기상조라는 논리를 내놓을 방침이다. 부득이하게 인가제를 폐지하더라도 정부가 대안으로 내놓은 ‘유보신고제’만으로는 부족하며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 의견도 분분하다. 정인준 대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유보신고제 기간이 15일인 데 그 기간이 너무 짧다”며 “지금은 인가제를 폐지하는 과도기라 기간은 좀 더 보수적으로 정하고 점차 줄이는 게 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실장은 “세계적으로 소매시장 규제가 줄어들고 소매시장 지배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도매 규제를 통해서 해결하는 게 요금 규제보다 탄력적이고 시장친화적”이라며 “인가제 폐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알뜰폰 경쟁력 제고, 도매시장 제도 정비
알뜰폰 업계는 정부에 도매대가 산정, 데이터 중심 요금제 관련 건의를 할 계획이다.
이통형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이번에 나온 알뜰폰 도매대가는 일반 LTE 요금제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망내 무제한이나 망내외 무제한에 대해서도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며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적용되는 도매대가 확정은 추후 결정한다고 하는데 어서 확정을 해야 가입자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매시장 제도 정비는 요금인가제 폐지로 인한 시장지배력을 견제하고 다수 사업자 소매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게 목적이다. 정부는 통신시장에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 시장지배력 정의규정을 신설한다. 또 경쟁상황평가를 소매시장에서 도매시장 중심으로, 정시에서 수시로 확대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경쟁상황평가를 도매시장 중심으로 하는 것은 소매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없다고 판단이 된 이후에 해야 한다”며 “현재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도매시장 중심 경쟁상황평가는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도매시장 중심 경쟁상황평가는 지금도 이뤄지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일반화됐다는 게 SK텔레콤의 주장이다. 소매시장을 평가하고 규제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며 이통사와 중간 사업자 거래 위주로 시장을 판단하는 게 맞는다는 주장을 펼 전망이다.
김성환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소매시장 평가는 큰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며 “경쟁상황평가도 도매 중심으로 전환하는 게 자연스러운 추세”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합리화에 대한 업계 의견
자료:업계 종합
안호천기자·김용주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