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메르스 확산에 '울상'

‘큰손’ 해외 관광객 급감 타격 불가피…일부선 ‘메르스 특수’

화장품업계, 메르스 확산에 '울상'

[코스인 장미란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소비 시장에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현실화되면서 화장품, 여행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6월 2일 하루 동안 중화권 관광객 4400명이 한국 관광 일정을 취소하는 등 이날까지 요우커 6900명을 포함한 외국인 7000명이 한국 관광 일정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요우커 특수를 누려온 화장품 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메르스 감염 예방 생활수칙으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수칙이 강조되면서 마스크, 손세정제 판매가 급증하는 등 산업 전반에 메르스로 인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5월 30일과 31일 마스크와 손세정제 판매량이 전주(5월 23일, 24일)보다 각각 709%, 147% 증가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상권별 매출분석 결과에서도 메르스 발병자가 가장 많이 발생(5명)한 5월 28일부터 6월 3일까지 지하철 역 내 편의점의 마스크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76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역 편의점에서는 마스크 외에도 손세정제 매출이 808.5% 증가했으며 물티슈와 구강청정제도 각각 18.2%, 22.6%씩 판매가 늘어났다.

세븐일레븐 전국 7400여 매장에서 메르스 관련 상품들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은 식약처에서 황사마스크로 인증한 ‘KF94’로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이 25배 수준인 2370.9%에 달했다.

또 면역력 향상에 좋다고 알려진 홍삼음료 ‘홍삼한뿌리’ 매출이 54.2% 증가했고 코 속에 넣으면 메르스 예방에 좋다는 루머로 인해 바세린 매출도 121.0% 늘어났다.

사진 : 네이처리퍼블릭 ‘핸드 앤 네이처 세니타이저’.
사진 : 네이처리퍼블릭 ‘핸드 앤 네이처 세니타이저’.

화장품 업계에서도 ‘메르스 특수’는 세정제 등 일부 품목에 집중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휴대용 손소독제인 ‘핸드 앤 네이처 세니타이저 겔’은 일 평균 판매량이 전주 대비 30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특히 명동 등 대형 매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국내 고객들이 묶음 상품으로 세니타이저를 구매하는 사례가 잇따르며 일부 매장에서는 품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또 네이처리퍼블릭 본사에는 은행 등 기업체로부터 대량 구매를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세니타이저와 함께 유해세균을 제거해 주는 핸드 앤 네이처 클린 핸드워시 5종과 핸드 앤 네이처 클린 핸드솝 5종의 판매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도 손 세정제 제품인 메소드 핸드워시의 지난 주말(5월 30∼31일) 매출이 1주일 전(23∼24일)에 비해 40%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반짝 특수’에도 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주요 행사도 취소 혹은 연기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매출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지만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악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