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민간 상업용 드론 감시 시스템을 개발한다. 향후 드론 생태계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미국 우주항공국(NASA)이 미국 최대 무선통신 업체 버라이즌과 함께 통신기지국을 활용한 민간 상업용 드론 감시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가디언이 7일 보도했다.
가디언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버라이즌과 NASA는 지난해 전화기지국이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무인항공시스템(UAS)을 감시하거나 통신할 수 있는지 여부를 공동 조사하기로 했다. 50만달러(5억5575만원)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현재 실리콘밸리 소재 NASA 에임스(Ames) 연구소에서 진행 중이다.
미시 쿰밍스 듀크대학 항공학 교수는 “항공기를 통제하는 기존 항공교통제어시스템(UTM)은 더 이상 용량을 추가할 수 없는 상태”며 “레이더는 고도가 낮으면 활용도가 떨어지고 드론마다 추적 장치를 달 수도 없다”고 말했다.
NASA는 향후 4년 내 드론용 UTM을 개발해 민간 드론 운행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민간용 상업 드론은 목적지를 설정하면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멈추지 않는 한 계속 비행한다. UTM에는 드론이 백악관 등 보안에 민감한 지역 근처를 날 때 자동으로 일정거리를 유지하는 기술을 도입한다.
여러 드론이 동시에 날아다닐 때 우선순위를 정해 서로 부딪히지 않게 돕는다. 건물, 기상 악화 등 주변 정보를 반영해 드론이 무사히 비행할 수 있도록 한다. 각종 정보를 인터넷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반으로 드론용 UTM 시스템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고 가디언은 내다봤다. NASA는 드론용 UTM을 오는 7월 처음으로 테스트할 예정이다.
NASA는 레이더, 궤도 위성, 휴대폰 신호 등을 모두 활용해 드론을 추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버라이즌은 2017년까지 통신기지국(셀)을 활용한 데이터, 탐색, 드론 추적 및 감시 등의 기술 콘셉트를 마련한다. 기술이 완성되는 시점은 2019년이 될 것이라고 버라이즌은 내다봤다.
미시 쿰밍스 교수는 “통신기술을 활용하면 다른 항공기 정보도 주고받을 수 있고 이미 시중 드론에 휴대폰을 통한 추적 기능도 담긴만큼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NASA 예산이 한정돼있어 민간 드론용 UTM을 대거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NASA측은 민간 기업과 협업해 이를 극복할 예정이다. 이미 구글과 아마존이 에임스 연구소에서 드론 시스템을 테스트하기로 결정했다. 아마존은 180만달러(약 20억원) 투자와 함께 자사 프라임에어 제작 알고리즘과 기술 논문, 콘셉트 등도 공유한다.
일각에선 NASA가 향후 드론 운행 자격증과 사고 조사까지 맡게 된다면 이들 기업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제기한다. 로봇관련 법률 전문가인 라이언 칼로 워싱턴대학 법학교수는 “NASA는 드론 인프라 전반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구글과 아마존 외 다른 이해관계자 뜻을 반영하기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