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대부분은 뜨거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 증기는 물로 응축돼 돌아가고 재사용되는 주기를 반복한다. 이 증기를 모으는 응축기 효율성은 발전소 전체 효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은 최근 단원자 두께 그래핀으로 응축기 표면을 코팅해 열전이율을 최고 네 배까지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 연구된 폴리머 코팅과 달리 견고하고 지속적 연구로 추가 효율 향상이 기대된다.
응축기는 주로 구리 소재 코일형 금속관 형태를 띤다. 응축기에 닿은 증기는 열을 빼앗기며 표면에 물로 이뤄진 얇은 막을 형성하고 중력 영향을 받아 물방울로 맺혀 떨어진다. 하지만 표면에 형성된 막이 오래 유지되면 열전이를 방해하고 응축 효율성을 낮춘다. 관 표면 친수성을 낮추고 물방울이 빠르게 떨어지도록 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주로 폴리머 코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돼 왔지만 높은 열과 습도 등 발전소 내부 환경으로 성능 유지가 어렵다. 일반적 방수 코팅은 발전소 환경에서 세 시간 안에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연구진은 그래핀이 가진 자연적 소수성에 주목했다. 그래핀이 가진 높은 열전도성과 강도, 자연적 소수성 등을 발전소 효율 향상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학증착법으로 구리 표면에 그래핀을 코팅해 실험을 진행, 기존보다 4배까지 열전이율을 높이고 2주 이상 성능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전력 생산 주기 중 한 단계인 응축기 열이동을 개선해 전체 발전소효율 2~3%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발전소당 연간 수백만달러 비용을 줄이고 전 세계 탄소 배출 감소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연구진은 발전소가 사용하는 응축기 크기로 코팅을 확장하고 열전이율을 향상시키는 등 연구개발을 지속해 1년 내 실제 조건에서 시험을 진행할 준비를 마치기로 했다. 이 연구는 ‘응축 열전달 강화를 위한 확장 가능한 그래핀 코팅(Scalable Graphene Coatings for Enhanced Condensation Heat Transfer)’이라는 제목으로 나노레터스지에 게재됐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