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후폭풍으로 대형병원 환자가 급감하고 수술 취소가 잇따르지만 의료정보화 사업은 중단 없이 진행한다. 직접 접촉이나 동일 공간에서 감염되는 메르스 특성상 응급실이나 본원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의료정보화 현장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이다.
9일 병원계에 따르면 평택성모병원에 이어 메르스 환자 최다 발생 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은 예정대로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한다. 메르스 환자 경유 병원인 서울아산병원과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되지 않은 연세세브란스병원도 현재 계획된 일정에 맞춰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행한다.
34명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된 삼성서울병원은 현재로서는 진행 중인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중단 없이 추진한다고 밝혔다. 자체 전산 인력과 삼성SDS 인력 수백명이 투입됐다. 삼성서울병원 차세대 프로젝트는 지난해 1단계를 완료하고 2단계를 진행 중이다.
의료IT업계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 차세대 프로젝트는 이미 오랜 기간 상당한 예산을 투입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만큼 메르스 변수에 관계없이 2단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프로젝트 중단이나 연기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9일 처음 발생한 서울아산병원도 예정대로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 ‘아미스3.0’을 구축한다. 아미스3.0 주사업자로 LG CNS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협상 중이다. 이르면 이달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에 들어간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프로젝트는 응급실이나 본원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메르스 감염 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U세브란스3.0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연세의료원도 예정대로 진행, 올해 말 완료한다. 사업에는 KT와 합작 설립한 후헬스케어 인력이 상당수 투입됐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연세세브란스병원이 메르스 환자가 경유 병원도 아니어서 메르스 여파를 적게 받는다”며 “U세브란스3.0 프로젝트 중단은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상 정보화 프로젝트는 발주기관 내에서 진행하는 사례가 많다. 병원은 공간 부족으로 본원이나 응급실 등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에서 진행한다. 감염 사례는 메르스 의심 환자가 머물렀던 응급실 주변에서 주로 나타나 멀리 떨어진 정보화 프로젝트 현장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
의료정보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전산개발자는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원칙만 지키만 메르스 감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프로젝트 진행 중 저항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인력이 나오지 않도록 회사에서도 수시로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