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와 사랑하는 시대' 임박...한계는 어디?

“섹스로봇, 성적 트라우마 환자 · 성도착자에게도 필요"

“섹스로봇은 일반인에게 사용될 것이며 성적 트라우마(외상후증후군)를 가진 사람이나 조루증 환자, 소아성애자 같은 사람들을 치료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데일리메일은 6일 호프&피어닷컴이 최근 주최한 라운드테이블 토론 내용 등을 인용, 성전문상담가인 이언 커너박사 같은 전문가들을 통해 제기된, 임박한 섹스로봇 시대의 모습과 윤리에 대해 소개했다.

이언 커너 박사(성전문상담 및 치료사)는 사람들이 인공지능(AI)로봇에게 섹스를 가르치게 되며, 이 섹스 대행 로봇들이 성도착자들을 치료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섹스로봇, 성적 치료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언 커너박사는 "섹스로봇이 일반에게도 사용될 것이며, 성적 트라우마나 조루 같은 병을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심지어는) 소아성애자들의 치료용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인공지능(AI)로봇이 사회적 가치에 반하는 소아성애자들에게 성적 관심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 대리인은 사실상 불법이다. 나는 치료사로서 법적으로 성 대리인(sex surrogate)을 제안할 수는 없지만 AI로봇이 성대리인과 같은 공간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아티스트 세자르 봉크가 그린 섹스로봇 렌더링. 사진=세자르 봉크
프랑스 아티스트 세자르 봉크가 그린 섹스로봇 렌더링. 사진=세자르 봉크

보도에 따르면 이미 선도적인 로봇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을 닮은 섹스봇의 등장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까지 피력하고 있다. 이들은 이언 커너박사의 생각이 소아성애자를 다루는 계획의 중요한 부분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

론 아킨 조지아공대의 모바일로봇연구소장은 버클리대에서 열린 로봇 윤리학 강연에서 “우리는 적어도 남성 또는 여성으로서 섹스토이를 가져 봤었고 겪을 만큼 겪어왔다”고 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아킨은 “소아성애자에게 사용하는 어린이같은 로봇은 마치 마약중독자에게 마약성분의 메타돈 처방을 하는 것과 같다. 연구원들은 가능성 높은 이 처방법 테스트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방법이 확실히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일부 어린이들이라도 상습적 성범죄자로부터 구할 수 있다면 그 보호 방법을 찾아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인공지능을 가진 섹스봇과의 관계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가레스 스톤맨 맨체스터대 인공지능(AI) 전공자는 “아이들과 어릴 때부터 함께 지내 온 로봇이 사람의 성적 기호까지 알아버리고 로봇에 대해 편안하게 생각하게 되면 인간관계까지 망가뜨릴 수 있다”고 라운드테이블에서 말했다.

그는 “당신은 지능적으로 당신의 모든 필요한 것을 예상하고 당신에게 따스함과 안온함과 사랑의 느낌을 주는 이 기계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만일 당신의 기호를 아는 지능적인 섹스토이를 가지고 성장한 세대가 있다면 그는 다른 사람과 인간관계를 갖게 될 때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톤맨은 "섹스로봇의 수요가 있으면 더욱더 보급이 촉진될 것이다...시장의 힘은 강력해서 우리는 섹스봇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간은 과연 기계와 사랑을 하게 될까? 일부 전문가는 사람들이 인공지능(AI)로봇에게 섹스를 가르치게 되며, 이 섹스 대행 로봇들이 성도착자들을 치료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영화 엑스마키나에 등장하는 여성 인공지능 로봇 에이바. 사진=A24
인간은 과연 기계와 사랑을 하게 될까? 일부 전문가는 사람들이 인공지능(AI)로봇에게 섹스를 가르치게 되며, 이 섹스 대행 로봇들이 성도착자들을 치료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영화 엑스마키나에 등장하는 여성 인공지능 로봇 에이바. 사진=A24
알렉스 갈란드감독의 영화 엑스 마키나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여성 로봇 에이바. 사진=A24
알렉스 갈란드감독의 영화 엑스 마키나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여성 로봇 에이바. 사진=A24

■로봇, 이제 상상에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알렉스 갈란드 감독의 영화 엑스 마키나(2015)에서는 인공지능을 가진 여성로봇 에이바와 IT기업 창업자를 시중드는 비서 로봇이 등장해 로봇과 인간의 성적욕망 사이의 야릇한 선을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

이는 로봇이 점점 더 인간과 비슷해지고 인간처럼 되면서 성적 욕망도 환상의 세계에서 현실세계로 넘어오는 과정에 다름아니다.

흔히 로봇에 대한 성적욕망은 논의의 주류로 떠오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주요한 관심사가 되기 시작했다.

기계와의 사랑은 분명 일종의 마약같은 경험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런 종류의 보호막이 인간과 기계 간에 완벽한 사랑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레스 스톤맨 맨체스터대 AI전공자는 이럴 경우 "가뜩이나 혼란스럽고 결함많은 인간들의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며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이제 과학자들도 로봇의 성적욕망이 어느 공간에 자리하는지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