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상용화에 속도를 내면서 필름 터치스크린패널(TSP) 업계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뿐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쓴다. AM OLED 일체형 TSP가 쓰이면서 필름 TSP 협력사들은 물량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TSP 업체마저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국내 업체는 생산 시설을 매각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엣지 스마트폰이 필름 TSP 핵심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과 달리 갤럭시S6 엣지에는 한 장의 필름에 x, y축 센서를 부착한 GF2 방식 TSP가 쓰인다. 글라스 기반 공정보다는 필름 TSP 증착 장비를 갖춘 업체가 GF2 TSP를 생산하는 데 더 유리하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갤럭시노트4 엣지 물량은 일본 알프스 전자가 독점 공급했다. 그러나 갤럭시S6 엣지용 TSP 수요가 늘면서 에스맥 등 국내 업체로 이원화되고 있다. 엣지 디스플레이가 중대형 태블릿PC용 제품까지 확산되면 일진디스플레이도 수혜 후보군에 포함된다.
엣지 스마트폰이 확산되면 메탈메시 필름을 개발한 국내 소재 업체도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잉크테크·한화첨단소재·엘엠에스 등 국내 소재 업체는 지난해부터 메탈메시 필름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수요 부족으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S6 엣지에 후지필름·스미토모 등 일본산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을 쓰고 있다. 엣지 디스플레이 경사각이 45도 수준인 지금은 ITO필름으로 구현할 수 있지만, 경사각이 60~90도 수준에 이르면 메탈메시 필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필름 TSP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접착필름(OCA) 제조 업체도 엣지 모델 확산에 따른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일체형 TSP에는 OCA 대신 광접착레진(OCR)이 쓰인다. OCA 업체도 필름 TSP 시장 축소로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채택 스마트폰이 늘면서 상황이 반전될 조짐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생산 시설을 아직 보유하고 있는 필름 TSP 업체가 엣지·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 수혜를 볼 것”이라며 “다만 공정 기술이 뛰어나고 생산능력이 많은 선두 업체에 수혜가 편중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