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INDC, 빨리 냈다고 꼭 선진국은 아냐

[이슈분석] INDC, 빨리 냈다고 꼭 선진국은 아냐

우리나라가 UN에 상반기내 제출하려고하는 INDC는 이미 38개국이 제출을 완료한 상태다. OECD 34개 회원국 중에는 77%인 26개국이, G20 국가 중에는 9개국(45%)이 제출했다.

INDC를 우리 보다 앞서 제출한 국가들이 가진 특징은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이 버겁지 않은 수준이거나, 이행할 방법을 이미 갖고 있는 점이다. 제출국이 대부분 몰려있는 유럽은 이미 온실가스배출량이 정점을 찍고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 상대적으로 감축노력이 덜 필요하다.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량 확대로 발전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자연스럽게 30% 이상 감축될 전망이다. 중국은 원자력발전 비중 확대 정책을 펼치면서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계속 늘리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에너지 다소비 산업 구조 때문에 경제성장을 위해선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를 피할 수 없거니와 뾰족한 감축수단도 없다. 원자력발전 비중도 점점 줄이고 있어 과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익을 위해 현실감 있는 목표설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미 제출된 INDC를 살펴보면 선진국은 기준년도 대비 절대량 방식으로 감축목표를 설정했고, 멕시코·가봉·안도라 등 개도국은 BAU 대비 방식으로 감축목표를 잡았다.

가장 먼저 INDC를 제출한 스위스는 기준년도 절대량 방식으로 2030년까지 1990년 배출량(5억3300만톤) 대비 50% 감축목표를 잡았다. 달성 방식은 자국내 감축과 국제 탄소크레딧, 토지부문을 포함했다. EU는 2030년까지 1990년 배출량 대비 최소 40%를 감축키로 했다. EU 지역내 감축으로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EU는 예전에 발표한 2020년 목표 1990년 대비 20%보다 더 강화한 감축목표를 내놨다.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던 미국도 포스트2020 계획은 빨리 제출했다. 기준년도 대비 절대량 감축 방식으로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26~28%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2021~2025년 연간 감축률은 2.3~2.8%로 2005~2020년간 연간 감축률 1.2%의 2배 수준이다. 이는 2005년 대비 최소 80% 이상을 감축하겠다는 2050년 장기목표 달성을 위한 감축경로에 상응하는 수준이다. 미국은 ‘청정대기법’에 자동차 연비 저감, 수소불화탄소(HFCs) 대체, 발전 부문 감축을, ‘에너지자립·안보법’에 건물부문 감축 등을 담아 이행수단을 제시했다.

개도국인 멕시코는 BAU 대비 방식으로 2030년까지 25% 감축목표를 내놓았다. 국제탄소가격, 기술협력, 금융지원 등 합의 진전시에는 BAU 대비 40%까지 감축할 수 있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멕시코는 기후변화법상 장기목표인 2050년까지 2000년 대비 50% 감축한다는 계획에 맞춰 INDC를 제출했다.

일본·중국·싱가포르 등 우리나라 인접국들도 조만간 제출이 예상된다. 일본 감축목표(안)는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26% 감축이며 7월 중 제출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 11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2030년경 최고배출년도 도달을 예상했고 원단위(GDP 달성에 필요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설정 중이다. 중국은 빠르면 이달에 UN에 INDC를 제출할 전망이다. 싱가포르 역시 원단위 감축목표를 설정했으며 INDC에 배출정점 시기를 포함할 예정이다.

<INDC 제출국 감축목표 [자료:환경부]>


INDC 제출국 감축목표 [자료:환경부]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