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가 문화방송(MBC)이 제안한 ‘가입자당 대가(CPS) 형태 무료 주문형비디오(SVoD) 공급계약’을 전면 거부했다. 지상파 콘텐츠 유통체계가 붕괴돼 시청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존 정액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VoD를 둘러싼 지상파와 유료방송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향후 지상파 SVoD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4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은 지난 12일 MBC에 현행 SVoD 계약 방식 유지를 요청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MBC가 지난달 공문으로 제안한 CPS 과금 체계를 거부했다. MBC는 각 사업자에게 12일까지 회신을 요청했다.
케이블TV 관계자는 “내부 검토 결과 MBC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비용 부담, 시청자 피해 등을 감안하면 기존 과금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는 지난달 유료방송에 SVoD 공급계약 체계를 단계별 홀드백(무료전환) 기간에 따른 CPS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1주 560원, 2주 280원, 3주 140원, 4주 76원을 각각 책정했다. 유료방송은 현행 지상파 VoD 홀드백 기간 3주를 선택해도 콘텐츠 비용이 최소 수백억원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지상파는 그동안 케이블TV에 지상파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케이블TV VoD’와 계약을 체결했다. 실제로 일부 개별SO는 MBC에 공문을 보내 ‘케이블TV VoD(옛 홈초이스)’에 계약을 위임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이번에 계약 주체를 케이블TV VoD에서 각 사업자로 변경했다. SVoD 대가를 산출할 기준이 사업자가 보유한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 수이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업계는 콘텐츠 유통 체계가 뒤바뀌면 사업자별 비용 증가에 따라 시청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MBC 관계자는 “케이블TV VoD를 지상파 콘텐츠 공급계약에서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며 “지상파, 케이블TV VoD, SO를 하나로 묶어 3자계약을 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MBC와 유료방송 간 협상 결렬에 따른 SVoD 공급 중단 사태는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VoD 공급을 중단하면 유료방송은 물론이고 지상파도 콘텐츠 사업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MBC는 유료방송에 재차 공문을 보내 2차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MBC 관계자는 “현재 SVoD 공급 중단 계획은 없다”며 “향후 협상 상황에 따라 SVoD 서비스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