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웹툰 북미서 돌풍…만화 한류도 본격화

‘망가폭스’는 북미 지역 유명 소셜 코믹 사이트다. 독자가 직접 만화를 영어로 번역해 올린다. 주 번역 대상은 일본 망가다. 20위권 내 인기 작품은 한 달 페이지뷰만 100만뷰가 넘는다. 최근 망가폭스에 새 바람이 일고 있다. ‘게이머’ ‘소녀 더 와일드’ ‘노블리스’ ‘신의 탑’ ‘갓 오브 하이스쿨’ 등 우리에게 낯익은 작품이 상위권에 올랐다. 모두 한국 작가 웹툰이다.

韓 웹툰 북미서 돌풍…만화 한류도 본격화

‘원피스’ ‘블리치’ ‘나루토’ ‘진격의 거인’ 등 북미에서도 영화나 TV판으로 만들어져 독자층이 두터운 일본 망가와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웹툰이 북미 만화 시장에서 새 콘텐츠 한류 가능성을 입증했다. 대대적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향후 기업 마케팅이 더해지면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업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네이버다. 네이버는 올해 초 웹툰&웹소설셀을 사내 회사로 독립시켰다. 글로벌 서비스 강화가 주된 독립 이유다. 이달 북미에서 현지 신인 작가 발굴 이벤트도 마련했다. 현지인이 좋아하는 SF 장르가 대상이다. 다음 달 7일까지 신인작가 웹툰을 접수해 네 명에게 정식 연재 기회를 준다. 1등에게는 3만달러 상금을 준다.

네이버 관계자는 “미국에서 웹툰 저변을 넓히기 위해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당장 웹툰이 인기 콘테츠로 자리 잡기는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투자하면 문화로서 뿌리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타파스틱은 지난 2012년부터 북미 코믹시장에 웹툰을 소개했다. 미국에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 타파스틱은 유료 결제 모델을 선보였다. 독자가 작품을 읽고 작가에게 기부하는 형식이다. 최근에는 우리 웹툰을 영화나 방송 소재로 활용하도록 할리우드 기획사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재은 타파스틱 대외협력팀장은 “루드비코 작가 ‘인터뷰’와 이세형 작가 ‘늑대처럼 울어라’ 등은 미국 기획사에서 관심을 보이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할리우드 기획사가 영웅 위주 미국 이야기에서 벗어나 소재가 참신한 웹툰에 주목한 것이다.

레진코믹스도 미국 문을 두드린다. 레진코믹스는 일본 진출에 이어 가을께 미국에 정식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성업 레진코믹스 이사는 “망가폭스에서 일본 만화와 소재나 표현이 다른 한국 웹툰이 인기를 끄는 것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캐릭터 산업이 발달한 미국에 진출하면 한국 웹툰이 콘텐츠로서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망가폭스가 작가 허락을 받고 번역되는 정식 서비스가 아니지만 한국 만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공헌을 했다”며 “웹툰이 글로벌 시장에 낮선 콘텐츠지만 시간을 두고 적극적인 알리기에 나서면 세계적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