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최근 성공적으로 개발, 발사된 아리랑3A호를 위시해 아리랑2호, 3호, 5호와 천리안위성을 운영 중이다. 또 아리랑6호와 정지궤도복합위성을 개발 중이다.
이들 위성사업은 나로호 이후 추진되고 있는 한국형발사체사업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 국책 우주사업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력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세계우주시장 진출과 기술강국을 향한 우리나라 국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들 사업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위시한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설계와 개발을 총괄해왔기 때문에 국내 우주산업체 개발능력이 경쟁 국가 산업체와 비교할 때 많이 뒤처져 있다는 점이다.
미래창조과학부를 필두로 정부에서 우주산업을 국내 수요 자체조달을 넘어 고부가가치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국내 우주 산업체의 위성설계와 부분체 개발능력을 조속히 향상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야심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바로 차세대 중형위성개발사업이다. 총사업비 2240억원 규모로 500kg 차세대 정밀 지상관측용 중형위성 2기를 독자적으로 개발, 발사할 계획이다.
1호기는 설계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산업체 공동설계팀과 함께 개발하면서 필요기술을 모두 산업체에 이전하고, 이후 2호기 개발은 산업체가 주관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뒤에서 지원하는 체제로 진행되고 있다. 이후 2040년까지 국내 수요 총 8기와 해외시장 진출은 모두 산업체가 주관해 추진하게 된다. 이렇듯 국내 우주산업체 역량강화를 목표로 하는 성공적 차세대 중형위성사업 추진의 또 다른 중요성은 우리나라 경제가 지금 처해 있는 저성장 딜레마를 해소시켜 줄 수 있는 해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타가 인정하듯이 우리나라 산업은 지난 반세기 동안 철강, 조선, 중화학과 같은 대형 산업과 자동차, 반도체, 가전 등 대량생산 산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서 세계가 놀라는 수출 강국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중국 등 후발국 맹추격으로 각 산업 분야가 더 이상 성장이 어려워 수출과 매출이 주춤하고 더욱이 이익 폭은 대폭 축소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성장산업이 절실히 요망되고 있다. 대표적 출로가 소량, 다품목이라도 세계시장만 장악하면 이익 폭이 큰 고부가가치, 기술집약산업 육성이다.
이러한 고부가가치 산업 중 대표적인 것이 위성산업이다. 위성에 들어가는 부속품은 하나 가격이 10억원, 100억원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대량생산품 100만개 수출하는 것과 인공위성 부분품 한두 개 수출하는 것과 동일하다. 따라서 성공적 차세대 중형위성사업 추진은 이제까지 수량이 많지 않아서 국내수요는 수입하고, 해외수출은 포기해 왔던 많은 산업에 상징적 표상이 될 수 있다.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본 사업에 단독 입찰을 하여 총괄 주관기업으로의 선정이 유력한 상황인데, 총괄 주관기관은 국내 우주산업체들이 부분체와 부품 국산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도록 하여, 국내 산업계의 모범적 협력사례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세기에는 우주산업이 미국, 러시아 등 일부 강대국의 전유물이었지만 21세기에 들어서는 전 세계 5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대표적 성장산업이다. 우주산업은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정보통신과 정밀기계기술이 밑바탕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잘만 추진하면 선발 국가를 조기에 추월할 수 있다. 이렇듯 새로운 성장동력원 확보를 위한 성공적인 차세대 중형위성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개발주체인 연구소와 산업체 연구개발자들이 미래를 개척하는 진취적인 자세로 온 힘을 다해 반드시 국산화와 산업화에 성공하겠다는 의지와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수요부처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적극적인 지원과 이해를 뒷받침해야 한다.
류장수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 jsryoo@apspac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