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료계, IT 융합 활발

일본 지바현에 있는 한 정형외과에서는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가 이름이 쓰여진 진찰권 대신 손바닥 크기 기기를 내민다. 평상시 환자 활동량을 측정하는 피트니스 트랙커다. 의사는 진찰실로 들어온 환자의 그 동안 기록을 바탕으로 진료를 시작한다. 하반신 재활을 받고 있는 환자는 다음 진료까지 걸음 목표를 8000회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닛케이신문은 일본 내 IT 융합으로 바뀌고 있는 의료 현장을 15일 소개했다. 피트니스 트랙커를 사용한 것부터 태블릿을 이용한 진료까지 IT가 다방면으로 접목됐다.

일본 병원에서는 환자 활동 데이터와 전자 의무기록을 연계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기 고유 식별번호로 환자를 확인하고 의료기록에 그 데이터를 남겨 향후 진료에서도 활용한다.

미야가와 이치로 원장은 “환자 일상 생활을 측정해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진료를 받은 환자도 애매한 의학 조언이 아닌 구체적 목표를 설정해 측정할 수 있다.

일본에서 아이패드를 의료현장에 활용하고 있는 사진
일본에서 아이패드를 의료현장에 활용하고 있는 사진

태블릿PC를 이용한 진료도 늘고 있다. 환자가 아이패드를 이용해 문진표를 입력하거나 질병 원인을 알려주는 동영상을 시청한다. 기존보다 환자와 의사가 소통하는데 유리하다. 어려운 전문용어를 많이 쓰는 경향이 있는 의사 설명을 보완해 환자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일본 의사회 종합정책연구기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자가 의료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는 대기시간(44.4%)에 이어 불충분한 의사 설명(43.4%)이 두 번째로 많았다.

전자 의무기록 도입도 IT기기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혈압과 데이터를 기록하는 혈압수첩에는 전자 차트와 연동되는 QR코드를 넣었다. 입원 환자에게는 입원 중 사용되는 약물 효과와 부작용을 스스로 알아보고 수술 날짜, 검사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기 보급이 늘고 있다.

의료와 IT 융합은 내원 진료가 어려운 환자 일상도 바꾸고 있다. 일본 도쿄 사쿠라 신마치 도시 클리닉은 왕진으로 진료한 후 스마트폰을 이용해 약 처방을 근처 약국으로 전달한다. 약사는 이후 약을 가지고 방문 전달한다. 노령 환자 중 진통제가 필요한 환자에게 즉시 약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카시와키 켄지 야마나시 대학 의학부 교수는 “의료진이나 간병인과 연계돼 처방약 중복 방지 등 IT가 응용될 수 있는 범위는 넓다”며 “환자 삶 질을 높이는데 IT는 필수적인 도구”라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