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발전 배경에 제조업이 있었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한다. 제조업은 시대변화에 따라 커다란 두 가지 변화를 겪고 있다. 하나는 금융위기 이후 선진 각국이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고 제조업 육성에 큰 힘을 쏟아붓는 현상이다. 또 하나는 지식서비스 산업 발전과 함께 제조업 자체 변화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세계 저성장 기조와 엔저 현상을 극복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우리 제조업이 보다 스마트해지는 것이다.
스마트공장 구축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내 제조기업 가운데 세계 수준 스마트공장을 보유한 곳은 몇 되지 않는다. 최근 발족한 민관 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국내 중소·중견 제조 기업을 글로벌 기업 스마트공장 수준으로 최대한 빨리 육성하려는 목표를 지녔다.
우리나라 기술력은 후발 주자였지만 세계 5위 이내 산업이 다수 존재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선진국에서 자동화·정보처리 기술이 한창 발전할 때 많은 우리 인력이 유학을 통해 원천기술을 습득했다. 아직 취약한 부분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스마트공장 구현에 필요한 높은 수준 인프라를 보유했다. 관건은 대기업 스마트공장 노하우를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빠른 시간에 널리 확산시킬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스마트공장 추진단은 과거 정부 지원 사업이 기대만큼 큰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과는 다른 모습으로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시장 주도형으로, 그리고 시스템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시장 주도형은 정부가 지원하되 기업에 정말 필요한 스마트 기술을 도입·운영·정착하도록 도와준다는 의미다. 수혜 기업이 스마트 기술 필요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운영할 능력을 보여줘야 정부가 지원한다.
시스템 기술 활용은 스마트공장에 필요한 모든 자원 투입을 장기·중기·단기 목표 아래 구체화해 진행한다는 뜻이다. 아직은 개념적으로 여겨지는 스마트공장 의미 정립과 표준모델 설정, 인증사업 등이 포함된다.
해외 유수 제조 기업이 한국 기업과 협력 과정에서 근본적으로 원하는 것은 스마트한 협업이다. 우리 기업이 스마트공장 인증을 받으면 글로벌 기업과 쉽게 협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1차적으로는 3년 안에 최대한 많은 수의 중소·중견 제조기업 수준을 국제 협업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윈윈윈’, 즉 ‘수혜기업’ ‘공급기업’ ‘국가·국민’ 모든 참여주체가 혜택을 입는 고리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마트공장은 제조업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나아가 교육·의료·에너지·농수산업·문화관광 등 전 분야로 영향력이 확장될 수 있다. 스마트공장은 우리 제조업이 미래 지식서비스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가 돼줄 것이다.
기업이 미래 지식 서비스 산업에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가시적이고 실질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의 합리적 지원이 이어지고, 스마트공장 추진단에 지속적 관심이 요구된다. 스마트공장 추진단은 국내 중소·중견 제조 기업 가운데 스스로 발전 의지가 있는 기업이 빠른 시간 내 세계 수준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효과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이 어우러진다면 우리 중소·중견 제조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에도 지속 성장하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박진우 스마트공장추진단장(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autofact@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