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절반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절반은 주택구입 이외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빚을 갚거나 생계자금으로 충당하는 주담대가 전체의 30%에 육박했다.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대출 자금용도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은행권 주담대 43조5000억원(신규취급액 기준) 중 주택구입에 쓰인 대출은 22조1000억원(50.9%)으로 조사됐다.

기차입금 상환이 7조6000억원(17.5%), 생계자금으로 쓴 대출이 5조3000억원(12.3%)으로 뒤를 이었다. 사업자금이나 투자목적으로 쓴 돈은 1조3000억원(2.9%), 기타용도가 7조2000억원(16.4%)을 차지했다.

정부는 주담대 증가의 주된 이유를 주택거래량 증가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가 내려간 가운데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돈을 빌려 집을 산 사람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10만987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5% 늘었다.

하지만 생계자금 등 다른 목적의 주담대도 큰 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생계자금으로 이용된 주담대는 2012년(10.3%)과 비교해 2%포인트 늘었다.

신학용 의원은 “주택담보대출 규모 증가와 이중 생계대출 등 목적 외 대출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가계부채의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