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PHR 기반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시대 열린다

개인건강기록(PHR)을 활용한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국내 대형병원과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기업이 대거 참여, 상용화와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 중인 PHR 기반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시스템 개발 사업자가 최근 선정됐다.

국내 벤처기업인 라이프시맨틱스가 주관하는 컨소시엄이 그 주인공으로, 앞으로 3년간 90억원 규모 예산을 지원받아 PHR 기반 건강관리 시스템 개발 및 서비스 구현에 나선다.

프로젝트가 관심을 끄는 건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의 새로운 융합 시도로 주목 받는 PHR 기반 건강관리 시대가 앞당겨 질지 주목돼서다.

PHR은 개인건강기록(Personal Health Record)의 약자로 진료정보, 활동정보, 생활환경정보 등 건강과 관련된 데이터를 뜻한다.

과거에는 이런 데이터가 산재돼 있거나 측정이 불가해 활용이 어려웠다. 진료기록은 병원 내에서만 보관돼 있고 활동정보는 센서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존재하지 않아 수집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장으로 운동량·혈압 등 일상생활에서 생성되는 활동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게 됐고 병원 진료기록도 전산화되면서 데이터를 한 데 모아 분석이 가능해졌다.

이는 곧 데이터 기반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길을 열어준 것으로, 실제 효용성과 실효성을 증명하겠다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출범 배경이자 목적이다.

실제로 IBM, 애플 등은 병원 등과 제휴를 맺어 건강정보를 수집, 분석해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전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치료에서 예방·관리로 전환하는 헬스케어 산업 패러다임에 대비하고 다양한 서비스 모델 발굴을 통해 융합 신산업 생태계를 창출하기 위해 사업을 기획했다”고 전했다.

컨소시엄에는 굵직한 의료기관과 전문 기업이 대거 참여해 상용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의료기관으로는 분당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신촌세브란스·보라매병원이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렸으며, 비트컴퓨터·헬스커넥트·마크로젠·유라클 등이 동참했다.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 업체 네이버도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는 데이터 분석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주관을 맡은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는 “앞서 일부 병원에서 PHR 개념을 도입한 적 있지만 환자에게 자신의 진료 기록을 보여주는 정도에 그칠 뿐 사용자가 스스로 진료기록과 건강관련 정보를 관리, 통제할 수 있게 하지 않았다”면서 “데이터 주권을 개인에게 돌려줘 정보를 스스로 개방·공유토록 하고 보다 차원 높은 건강관리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에는 처음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데이터도 활용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개인이 동의한 개인별 진료내역 및 건강검진 결과 외에도 건강보험 표본 코호트 DB가 사용된다. 표본코호트 DB는 건보공단이 전국민의 2%인 100만명을 성별·연령별·소득수준별로 표본 추출해 만든 것으로 진료내역, 건강검진결과, 문진(건강행태)자료, 요양기관 등의 정보가 익명화된 상태로 담겨 있다.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위해 활용되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학술·연구용으로만 제공되던 건보공단 표본 코호트DB가 민간 산업 분야에 활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