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영향으로 휴교사태에 이어 병원, 유통업체, 공연계 등 사회전반으로 충격파가 확산되면서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세끼를 집에서 먹거나 배달 음식을 통해 해결하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배달은 편리함과 안전함을 모두 선사해 주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배달음식의 신속성과 좋은 메뉴에 비해 서비스의 질과 그것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수준은 어떠하며, 그에 걸맞게 성장하고 있는 걸까?
얼마전 배달통으로 접수된 고객불만이다. “퇴근길 꽉 막힌 도로를 운행 중인 고객의 차 앞으로 급하게 끼어들기를 하는 배달오토바이가 있었다. 무리하게 끼어들어 차선 양보를 안했더니 차량 주변을 여러차례 빙빙 돌면서 위협 운전을 하고 총알처럼 사라져 버렸다”는 내용이다.
배달오토바이들의 이런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빨리 빨리를 외치는 고객들의 욕구에 부응하면서 자신의 일당을 챙겨야 하는 배달원들의 생계 강박증이 원인이기도 하다.
몇 년전 ‘30분 배달’ 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한 피자업체가 배달원들의 잇단 사고로 시간제 배달을 폐지했다. 겉으로는 배달원의 사고 때문이지만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그것 이상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는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다. 배가 고픈데 음식을 시킨 사람을 무작정 기다리게 한다는 건 고객관리 차원에서도 손실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주문이 밀리고 일손이 달리는 시간이면 배달이 빠를 수 없다. 그런 기다림을 ‘무작정’이 아닌 ‘합리적’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음식을 주문한 사람에게 배달 예정 시간을 알려주면 막연하게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좀 더 빠르게 배달되는 업체를 선택할 수도 있고, 업체 입장에선 시간에 쫓겨 배달원을 내몰지 않고도 음식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여유까지 생길 것이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배달업체들이 겪는 상황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얼마전 충격적인 모습을 본 중국음식점 사장이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빈 그릇을 찾으러 갔을 때 거기에 담긴 생활쓰레기, 담배꽁초를 보고 놀랐다. 설상가상 폐기물까지 담긴 것을 볼 때면 정말 어이가 없었다고…”
이용자의 그릇이었다면 쓰레기를 버렸을까? 이런 사용자가 다수가 아닌 것을 다행으로 여기기엔 배달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빈 그릇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건 소비자들의 의식 전환으로 해결될 일이다. 당장 나부터라도 먹은 그릇을 깨끗이 정리해 보자.
사무실처럼 설거지가 어려운 경우에는 신문이나 비닐봉투로 감싸기만 해도 훨씬 보기 좋다. 이 정도의 배려라면 중국음식점 사장께서 군만두를 군말 없이 서비스로 주지 않을까?
배달문화가 가장 발달한 나라답게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음식을 빠르게 시켜먹을 수 있는 대한민국. 그 속에 굳건하게 자리잡은 배달어플 덕에 우리는 배달음식을 손쉽게 주문해 먹고 있다.
소비자와 배달업체 간의 배려, 배달에 대한 인식 개선은 아직 해결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하루 아침에 개선되긴 힘들겠지만 작은 부분의 변화를 위해 서로가 노력한다면 배달문화 역시 1등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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