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대만 혼하이정밀과 손잡고 인공지능 인간형 로봇 ‘페퍼’ 양산에 나선다. 생산비용을 낮춘 양산 체제를 갖춰 사업 영역을 개척한다는 목표다.
닛케이신문은 소프트뱅크와 혼하이정밀이 합작회사를 설립, 연 1만대 규모 로봇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17일 전했다. 소프트뱅크 페퍼는 사람 표정과 목소리 상태를 분별하는 인간형 로봇이다. 감정 상태를 추정해 인간과 커뮤니케이션하는데 다른 로봇에 비해 특화됐다. 주변 상황도 파악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독자 알고리즘이 탑재됐다. 클라우드 시스템과 연계돼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다. 노인 건강상태를 체크하거나 은행 창구나 음식점에서 고객을 상담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 회사는 페퍼 기능 향상에 함께 참여한다. 합작회사 출자 금액과 비율 등 세부사항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페퍼 제조비용을 낮춰 사업성을 높일 계획이다. 지난 2월 처음으로 300대 한정 판매된 페퍼 가격은 한 대에 20만엔(약 180만원) 수준이지만 실제 제조원가는 이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혼하이정밀은 출자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프트뱅크는 올 여름부터 일본 내 약 2700개 소프트뱅크모바일 상점과 인터넷에서 일반인에게 판매를 시작한다. 월 1000~2000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을 통해 중국 시장에 판매하거나 미국 등 해외 진출도 검토 중이다.
일본 로봇공업회에 따르면 인간형 로봇을 포함한 서비스 로봇 산업 규모는 지난해 610억엔(약 5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 성장한 수치다. 산업용 로봇에 비하면 아직 적지만 보급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용 소프트웨어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게임이나 동영상 서비스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