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청소년의 멘토로 나서

국내 최초로 액체연료 로켓을 개발한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는 중학생 때 ‘인공위성’이라는 책을 읽고 우주 공학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관은 초등학생 때 읽었던 ‘파브르 곤충기’를 계기로 동·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형성했고 생명과학 전공으로 이어졌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김승환)은 청소년이 과학도서를 매개로 과학자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과학자가 전하는 내 인생을 바꿀 과학책’ 운동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과학자들이 초·중·고등학생에게 감명 깊게 읽은 과학도서와 편지를 전해주고 학생들과 과학에 대한 질문을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한다. 한 학생에게 1년간 4종의 도서를 전달하며 학생은 전달받은 도서에 대한 독후감을 제출해야 한다.

사업에는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김기문 포스텍 교수를 비롯해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정재승 KAIST 교수, 채연석 UST 교수, 김승환 과학창의재단 이사장 등 물리·화학·생물·천문우주·전자·의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과학자 32명이 참여한다. 과학자 1명당 10명의 학생에게 올해 말까지 멘토링을 수행한다.

참여 학생은 사이언스올 홈페이지(www.scienceall.com)를 통한 모집으로 총 320명(초 53명, 중 86명, 고 181명)을 선발했다.

과학지식 나눔 활동에 동참한 과학자는 독서를 통해 과학을 접하고 관련 지식과 사고력을 넓히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많은 과학자가 이공계를 선택하는 데 있어 어린 시절 우연히 만난 한 권의 과학책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멘토로 참여하는 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은 “어린 시절에 읽은 ‘해저 2만리’가 내 인생의 과학책”이라며 “과학적 상상력과 탐험 정신을 길러줘 과학의 길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연말에 이번 운동에 참여한 과학자와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 참여 소감, 독서·멘토링 성과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