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거론되던 이장석 부사장이 회사를 떠난다. 이 부사장은 1986년 입사해 29년을 IBM에서 근무한 정통 ‘아이비에머(IBMer. IBM직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IBM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GTS) 사업을 총괄해 온 이장석 부사장이 셜리 위-추이 전 한국IBM 사장이 회사를 떠나겠다고 밝힌 시점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의 구체적 사직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받은 감사가 영향을 미쳤다는 소문과 인적쇄신 차원에서 사퇴 압박이 이뤄졌다는 추측 등이 나오고 있다. 한 글로벌 IT업체 고위 관계자는 “최근 상급 조직에서 모 인사가 직접 찾아와서 다른 업무를 권고한 것이 결정적 이유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장석 부사장은 1986년 한국IBM 영업부 사원으로 입사해 29년을 IBM에서 보냈다.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제너럴비즈니스·아시아태평양 지역 인프라스트럭처솔루션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을 이끌며 승승장구, 한국IBM CEO 후보로까지 이름을 올린 고위 임원이다. 때문에 이번 그의 사퇴가 한국IBM 경영진 쇄신 신호탄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로 한국IBM은 중대 변화 시기에 놓여 있다. 실적은 날로 악화되고 있고 구조조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제프리 로다 사장이 새로 취임했다. 로다 사장은 한국IBM 사장으로 정식 부임하기에 앞서 본사 차원에서 진행된 조직개편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강도 높은 인사와 조직개편이 예상되고 있던 가운데 핵심 임원도 회사를 떠나게 되면서 강도 높은 경영진 쇄신이 표면화되는 양상이다.
한국IBM 출신 한 관계자는 “다른 고위 경영진에 대한 인사 하마평도 헤드헌터 사이에서 돌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IBM 명성이 예전 같지 않다. 1조2000억원이 넘던 매출은 지난해 겨우 1조원을 턱걸이 했고,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에서 지난해 459억원으로 급락했다. 경영 환경 악화를 이유로 지난 2년간 500명에 가까운 직원을 감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