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제조업에 인터넷 네크워크 환경을 접목시키는 프로젝트로 독일이 앞장서 진행하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미쓰비시전기, 파나소닉, 닛산 등 주요 일본 제조사 30곳이 공장 인터넷 연결 표준화를 논의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결성한다고 17일 밝혔다. 국제표준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새로 발족되는 컨소시엄은 ‘산업 밸류체인 이니셔티브(IVI)’로 전기, 전자, 자동차 업계가 참여한다. 그동안 일본 기업이 자체적으로 그룹 내 네트워크화를 추진하던 것을 넘어 기업과 업종을 뛰어넘는 기술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인더스트리 4.0은 제품 발주부터 부품조달, 생산, 배송, 사후 서비스까지 모든 공정을 인터넷으로 동기화한다. 재고나 생산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없애기 위해서다. 독일에서는 이미 산·관·학 합동으로 오는 2020년까지 로드맵을 세워 올해 초 독자 통신규격과 센서, 전용 장비를 발표했다. 정부가 앞장서 인도 등 신흥국 참여도 독려 중이다.
IVI는 인더스트리 4.0을 화두로 꺼내 든 독일을 따라잡는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표준화 규격을 세워 비즈니스 영향력을 키울 생각이다. 일본 종합과학기술 혁신회의는 차기 과학기술 기본계획에 인더스트리 4.0 기술개발 방침을 정하고 IVI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도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세계 우위에 있는 일본 제조산업이 역전될 수 있다”며 인더스트리 4.0을 강조한다. 일본 자동차, 기계 등 일본 제조업은 일제히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인더스트리 4.0이 대중화되면 업계 질서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다. 아이디어가 있는 중소기업이나 신흥국 벤처 기업이 대기업 공장을 활용할 수 있어 지역과 규모, 업종을 넘나들며 제조업에 변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