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가 벌금폭탄을 맞았다. 무제한 데이터요금제 가입자들의 인터넷 속도를 변칙적으로 늦췄다가 미국연방통신위회(FCC)로부터 1억달러(약 1107억원) 벌금을 부과받았다.
FCC는 17일(현지시각) AT&T가 이 요금제 가입자 수백만명이 영화시청을 하면서 일정한 양의 데이터를 사용하면 인터넷 속도를 조절, 정상보다 훨씬 느리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AT&T가 지난 2011년부터 이런 정책을 펴왔으며, 이 탓에 가입자 수천 명으로부터 FCC에 불만이 접수됐다.
톰 휠러 FCC위원장은 AT&T가 ‘무제한’ 데이터 사용자에게 자사의 이러한 인터넷 감속 정책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은 FCC의 기업 투명성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휠러 위원장은 “소비자들은 지불하는 만큼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인터넷 제공업체들은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솔직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T&T의 무제한 가입자들은 전화선으로 접속하는 다이얼 업 방식보다 60배 빠른 초당 30메가비트 이상 인터넷 속도를 제공하는 4G LTE 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이같은 AT&T의 전송속도 제한으로 다이얼 업 방식 인터넷 속도를 경험해야했다고 FCC는 지적했다.
그러나 AT&T는 “우리의 이러한 서비스 방식에 대해 FCC는 그동안 적법하고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하면서 모든 대형 이동통신사들이 이런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