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가 등장했다. 스마트 기기와 블루투스로 연동해 정보를 받아 점자로 표시한다. 시계에 표시되는 점자로 문자메시지나 푸시알림은 물론이고 전자책(e북)까지 읽을 수 있다. 스마트워치는 점자를 가르치는 교육 교재로도 활용된다. 근거리 내비게이션 기능을 활용하면 맹인 안내견을 대신해 길을 안내해준다.
점자를 시계로 구현한 아이디어도 뛰어나지만 핵심은 가격이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기존 점자정보단말기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이다. 경제력이 취약한 대다수 시각장애인에게 정보화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안성맞춤 모바일 신제품이 나온 것이다.
연말께 정식 출시되는 점자 스마트워치는 신생 벤처기업이 만들었다. 제품 아이디어는 배려에서 시작됐다.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 학생을 보고 개발을 결심했다. 누구나 정보에 접근해야 한다는 신념에서 출발했다. 제품 가격만 봐도 상업적인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좋은 취지와 우수한 아이디어는 지원으로 이어졌다. 통신서비스 기업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사무실과 운영자금을 받았다. 개발자나 변리사 등 지원군 멘토링도 받는다. 제품이 출시되기도 전에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렸다. 대형 은행과 관련 기술을 응용한 현금자동입출기(ATM)를 개발하고 있다. ATM에 시각장애인이 정보를 읽을 수 있는 점자판을 부착한다. 외국 유명 통신서비스 기업으로부터 기술 접목 제안을 받았다.
창업 1년밖에 안 된 기업이 일궈낸 성과다. 그동안 많은 난관에 부딪혔지만 해낼 수 있다는 믿음과 도전 의식으로 이겨냈다.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다. 시장 침체되고 자금과 인력이 부족해서 사업하기 어렵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기업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