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위 점자로 읽는 세상…벤처가 만든 점자 스마트워치 `d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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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년짜리 국내 벤처기업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워치’를 올 하반기 출시한다. 예상가격은 기존 점자정보단말기의 10%에 불과하다. 해외 관심도 이어지며 ‘적정기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주윤 dot(닷) 대표는 18일 “점자 스마트워치 ‘dot’ 기반 기술을 개발, 올 12월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ot은 세계 최초 점자 스마트워치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와 블루투스로 연동해 문자메시지, 푸시알림 등을 점자로 구현한다. 이메일은 물론이고 서적이나 소설 등도 읽을 수 있다.

벤처기업 dot(닷)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워치’를 개발했다. 18일 닷 직원이 점자 스마트워치 디자인 및 기능에 대해 회의하고 있다. 2015.06.18 /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벤처기업 dot(닷)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워치’를 개발했다. 18일 닷 직원이 점자 스마트워치 디자인 및 기능에 대해 회의하고 있다. 2015.06.18 /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dot은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개발됐다. 기존 문자음성자동변환기술(TTS)은 사적인 내용까지 소리로 노출, 사생활 보호에 취약하다. 이어폰 착용 시 청각을 이용한 위치파악에 방해를 받아 사고 우려가 크다. 시각에 의존하는 비장애인과 달리 청각과 촉각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인프라 부족 문제도 크다. 점자책 보급률은 세계적으로 1% 미만, 국내에서는 0.1% 미만이다. 시각장애인 75% 이상이 실업인 상황에서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점자정보단말기를 구입하는 것도 어렵다. 점자책은 한 권을 만드는 데 3개월 이상 걸려 비용 문제로 인한 시각장애인 정보접근권 부족 문제가 대두됐다.

dot 예상 가격은 20만~30만원대다. 음성 대신 점자로 내용을 전해 사생활 노출 우려도 없다. 손목에 차기만 해도 문자 내용이 점자로 실시간 구현되기 때문이다. 100% 자체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기업은행, 효성과 이 기술을 응용한 ATM을 개발하고 있다.

해외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dot은 최근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 파리 본사를 방문, dot 솔루션 적용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김 대표는 “오렌지에서 기존 스마트폰 입력단자에 dot 기술을 적용한 점자판을 넣자고 제의해왔다”고 논의 내용을 소개했다. 유니세프가 주최하는 적정기술 공모전 ‘웨어러블 for good’에도 참여해 홍보한다.

dot은 올해 SK텔레콤 창업지원 프로그램 ‘브라보 스타트업’ 3기에 선정돼 서울 명동 사무실과 운영자금 1억2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스마트빔’으로 화제를 모은 1기 선배 크레모텍처럼 성공신화를 꿈꾼다. SK텔레콤으로부터 사내외 개발자, 변리사 등 지원군 멘토링도 받는다.

박성혁 SK텔레콤 명동창업지원센터장은 “dot은 기존 기술을 잘 융합해 인류에 필요한 결과물을 만든 ‘적정기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도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학생이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개발을 결심하게 됐다”며 “누구나 정보에 접근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dot을 개발·보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