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국가 정보화, ICT 생태계 개선하며 추진해야

국가 정보화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트렌드를 벗어날 수 없다. 지금은 사물인터넷·빅데이터·클라우드·모바일(ICBM)이 대세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정보화도 ICBM에 맞춰 추진되고 있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적절한 예산 확보와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서다. 국가 정보화에 빠질 수 없는 소프트웨어(SW) 생태계 개선도 시급하다. 정보통신 미래모임 패널토의에서는 국가 정보화 현실을 진단하고 앞으로 개선돼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열띤 논의가 있었다.

오재인 단국대 교수는 ICT 트렌드에 맞게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빅데이터가 대표적이다. 오 교수는 “빅데이터가 말은 무성하지만 실질적으로 손에 잡히는 게 없다”며 “예산을 확보해도 어떤 분야에 집중해야 할지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제대로 된 활용을 못한다는 의미다. 기초와 표준을 신경쓰지 못한 결과다.

빅데이터 맵을 확보하는 것도 시급하다. 부처별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지만 어떤 데이터를 어디에서 가지고 있는지 불분명하다. 공공 데이터를 쉽게 활용하기 위해 소재 파악과 접근 경로를 명확히 해야 한다. 오 교수는 “정보 표준화에 맞춰 빅데이터 맵을 그려야 한다”며 “기초 정보 표준화가 안된 상태에서 새로운 솔루션과 서비스를 올리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ICT 투자의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한정된 예산을 정보화에 투입하다보니 성과와 확산이 쉽지 않다. 국가 정보화 효율을 높이는 방안이 시급하다. 조풍연 한국SW전문기업협회장은 “K-ICT 전략 등으로 공공 정보화를 달성하려고 하지만 너무 많은 사업에 발을 담근다는 지적이 많다”며 “결국 민간으로 확산됐을 때 수익도 낮고 인력 양성도 안 되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목표와 성과를 예측하고 이에 걸맞은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공공시장 역할도 중요하다. 국가 정보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SW 생태계와 직결됐기 때문이다. 많은 SW 기업이 공공 정보화 사업에 참여하는 만큼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조 회장은 “최근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에 추가 비용이 많이 들고 있다”며 “적정 단가를 반영해 예산을 확보해야 SW 제값주기를 통한 건전한 생태계 조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ICT 전략을 수립할 때 공공이 너무 많이 개입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확산을 위해 준비한 공공사업이 오히려 민간 영역을 침범해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화 사업도 결국 사람의 일이다. 최신 ICT 트렌드에 맞춘 전문 인력 확보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ICT 기업과 SW인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한정섭 공공정보화전략포럼 회장은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퍼스트(FIRST) ICT 전략에 관여하는 기업과 SW인의 현실이 어떤 상황인지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우수한 인재가 ICT 산업에 들어와야 국가 전략을 지원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ICT 산업이 이제 ‘3D 직종’으로 치부돼 전문 인력 유입이 용이치 않다는 의견이다. 창의적 인재가 모여야 혁신적 정보화 비전을 실현할 수 있다. 한 회장은 “ICT 기업은 수익성 문제로 고민한다”며 “SW 제값주기 시범 사업 등이 전 영역에 확산돼 기업도 살고 SW인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석자

주제발표:신승한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화기획과 과장

패널:오재인 단국대학교 교수, 조풍연 한국SW전문기업협회 회장, 한정섭 공공정보화전략포럼 회장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