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부동산 중개와 관련한 창업을 시도한 A씨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부동산업’은 국내 벤처캐피털로부터는 투자를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는 정부지원을 받는 인큐베이터나 액셀러레이터 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어 해외 투자자를 찾아다니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창업 업종이 시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로 성장에 발목이 잡혀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도 국내 벤처캐피털 투자가 막혀 해외 투자자를 찾거나 제휴 공인중개법인을 통해 사실상 우회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르면 부동산업은 금융, 보험업을 비롯해 숙박 및 음식점업, 무도장운영업이나 도박에 해당하는 갬블링·베팅업 등과 함께 정부의 창업 지원이 막혀있다. 당시 부동산 투기 등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업계는 현재 중소기업 창업 제외 업종이 온라인 부동산업 등 신규 서비스의 성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최근 부동산 중개거래를 도와주는 앱 서비스가 다양하게 등장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IT서비스업종으로 등록돼 부동산중개수수료를 받는 것이 아닌 매물 정보 제공을 통한 정보제공수수료나 광고비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업으로 등록할 경우에는 투자유치를 비롯해 창업지원규제를 받기 때문에 별도 공인중개법인이나 자회사를 통해 사실상 우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업은 모태펀드가 들어간 국내 벤처캐피털의 투자는 물론이고 정부 지원을 받는 창업보육 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다.
해외에서 온라인 부동산업은 ‘제2의 우버’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의 온라인부동산업체인 이무브는 지난해 말 파이낸셜타임스가 뽑은 파괴적 혁신기업에 우버, 넷플릭스, 렌딩클럽 등과 나란히 선정됐다. 이무브는 온라인으로 매물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수수료를 대폭 낮춰 매년 두 배 가량 성장한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부 교수(한국생산성학회장)는 “과거에는 여관 등도 향락업소 등으로 여겨져 각종 규제가 많았으나 현재는 ‘한류 ’열풍으로 관광객 대상 숙박업소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법이나 규제도 시대의 변화에 잘 맞춰가고 있는 지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현재와 같은 융합시대에는 보다 유연한 창업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 창업 지원 제외 업종
1. 금융 및 보험업
2. 부동산업
3. 숙박 및 음식점업(호텔업, 휴양콘도 운영업 및 상시근로자 20명 이상의 법인인 음식점업은 제외한다)
4. 무도장운영업
5. 골프장 및 스키장운영업
6. 기타 갬블링 및 베팅업
7. 기타 개인 서비스업(산업용 세탁업은 제외한다)
8. 그 밖에 제조업이 아닌 업종으로서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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