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상반기 정보통신(ICT) 분야 글로벌 상위 10대 인수합병(M&A) 규모가 1400억달러에 달했다. 이 중 반도체 기업 간 인수 금액이 700억달러를 돌파해 절반(54.6%)을 넘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ICT 이슈 위클리’ 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이 ICT M&A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통신서비스 분야 역시 활발한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PC 시장 축소 등 수익성이 악화가 계속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M&A로 눈을 돌렸다.
실제로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아바고는 미국 통신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을 366억달러에 인수해 상반기 최대 M&A를 성사시켰다. M&A 전까지 아바고는 1%대에 그친 미미한 시장 점유율로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업계 8위 브로드컴을 사들여 단숨에 주요 플레이어 반열에 올랐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도 M&A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인텔은 최근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PLD) 업체인 알테라를 182억달러에 인수했다. 알테라는 무선 프로그래머블반도체 분야에서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선도기업이었지만, 지속적인 매출 감소로 결국 인텔에 흡수됐다. 이로써 인텔은 통신 장비용 프로그래머블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해 자동차, 통신장비,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외에 네델란드의 NXP반도체는 경쟁사인 프리스케일을 인수했다. 양사는 자동차 네트워킹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 관계를 형성했지만 제품 중복이 거의 없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외에 통신 분야에서도 다수의 M&A가 발생했다. 노키아가 알카텔루슨트를 230억달러에 사들였고, 영국의 허치슨3G는 텔레포니카 UK를 품에 안았다. 버라이즌은 유선전화 사업부문을 다른 통신기업(프런티어 커뮤니케이션)에 매각하고 대신 인터넷 기업 AOL을 인수했다. M&A로 강력한 체질 변화를 꾀한 것이다.
해리스(통신 장비), 캡제미니(IT컨설팅), 에퀴닉스(데이터센터 서비스) 등도 40억달러 이상의 대형 M&A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2015년 상반기 M&A 톱 5/자료 : S&P Capital IQ/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이강욱기자 w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