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가 걱정이다. 회복세를 찾아가던 내수 경기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직격탄을 맞았다. 메르스 사태는 진정 기미지만 경제심리가 위축돼 쉽사리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
대외 환경도 악재 투성이다. 수출 부진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과 그리스 디폴트 우려까지 겹쳤다. 경제연구소와 증권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을 내놨다. 메르스 여파가 직접 이어질 수 있는 예상 시기는 앞으로 3개월이다. 여름 성수기와 겹친다. 여름 한철 장사를 망치면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메르스 확산 이후 여행과 숙박 등 서비스업계는 눈에 띄게 매출이 줄었다.
‘메르스 불황’이 현실화되자 경제계가 경기 활성화를 위한 비상 대응체제에 나섰다. 하반기로 이어질 수 있는 불황을 조기에 종식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당초 계획했던 투자와 고용 계획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경기를 회복시키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도록 유도하거나 지역 특산품을 선물하는 등 세부 방안도 내놨다. 금융권도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등 불황 타결을 위해 금융권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경제계는 정부에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긴급 자금 지원과 세제 지원를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위한 추경 편성과 조기집행을 주문했다. 이례적이다. 경기 불황 때마다 정부가 재계 오너를 모아놓고 투자 확대를 요구하던 장면이 익숙하지만 이번에는 역할이 뒤바뀌었다. 메르스 불황에 재계 우려가 높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한 명확한 정책 방향부터 제시해야 한다. 메르스 초기 대응 때와 같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남탓만 하는 정부에 신뢰를 보내는 국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