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태양광 사업자 REC “팔자(Sell)”…발전공기업 ’표정관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3~6월 태양광 REC 거래물량과 평균가격 추이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가 태양광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손절매’에 나섰다. 요즘 REC 현물시장에서 태양광REC가 제값을 받기 힘들지만,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판매자는 ‘헐값 팔기’에 입이 나왔지만 구매자인 발전공기업은 싼 가격에 REC를 구매할 수 있어 반기는 눈치다.

23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상순 열린 1차 때 2만2728까지 내려갔던 태양광REC 현물시장 거래물량이 최근 이달 1차 때 5만6622로 갑절 이상 늘어났다. 지난달 2차에서 4만9694로 늘어난 데 이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평균거래가격은 8만9000~9만1000원 수준이 유지됐다.

태양광REC 현물시장 거래물량이 늘어난 이유는 지난달 중순 에너지관리공단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판매사업자 선정시장 기준단가가 7만원대로 폭락하자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가 현물시장으로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태양광REC 거래시장은 구매자인 발전사와 대형 태양광발전사업자가 직접 계약을 맺는 ‘계약 시장’과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중소 태양광발전사업자 물량을 모아 발전사와 12년 장기 계약을 맺는 ‘판매사업자 선정시장’, 스폿물량 거래가 이뤄지는 ‘현물시장’으로 나뉜다.

규모가 작아 계약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는 REC 판매로 수익을 기댈 수 있는 곳이 유일하게 사업자 선정시장이다.

올 상반기 판매사업자 선정시장 태양광REC 가격은 7만707원으로 내렸다. 지난해 상반기 11만2591원보다 37%가량 폭락했다. 가격도 내린데다 10대 1 경쟁률을 기록한 판매사업자 선정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는 현물시장으로 내몰렸다.

이미 발전소를 준공해 판매사업자 선정시장만 바라봤으나 지난해 하반기엔 시장조차 열리지 않았고, 올 상반기에는 경쟁이 치열해 대부분 사업자가 떨어졌다. 1년 넘게 REC 판매수익을 내지 못해 발전소 경영이 힘들어진 사업자가 결국 현물시장에서라도 REC를 팔기 위해 ‘밑지는 장사’라도 나선 것이다.

현물시장 REC 구매자인 발전공기업은 태양광REC 매도물량이 늘어나는 것을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9만원 정도 가격이라면 태양광REC를 구매해 비태양광 의무물량을 채워도 내년에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미이행 과징금을 무는 것보다 이득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는 “소규모 발전사업자는 파산과 생존 위협에 직면했다”며 “사업성 확보를 위해 (정부가) 발전차액제도(FIT) 부활이나 이에 상응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양광REC=태양광 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하면 에너지관리공단에서 그에 따른 REC를 발급해준다. 1㎿h가 1REC다.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한 전력 공급 의무를 진 발전공기업은 REC를 매입해 의무량을 채운다. 태양광 발전사업자 수익이 태양광REC 가격과 전력판매 가격에 좌우되기 때문에 태양광발전사가 민감해하는 가격이다.

<2015년 3~6월 태양광REC 거래물량과 평균가격/자료:전력거래소>


2015년 3~6월 태양광REC 거래물량과 평균가격/자료:전력거래소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