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오래 살기’는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뜨거운 화두다.
건강한 삶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영상화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분석하는 바이오이미징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과학기술 생명현상 연구 분야에서 생체 또는 세포 수준 연구결과를 간접적인 데이터가 아닌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영상으로 결과를 확인하는 기술이 새로운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체 내 생리학적 또는 해부학적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 발생하는 분자 수준의 변화를 다양한 바이오이미징 기술로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종양, 뇌신경질환, 면역질환 등 난치성 질병의 예측 및 조기진단 가능하다. 이로써 개인 맞춤형 질병치료를 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바이오이미징 기술 중요성을 인식해 기술개발을 위한 예산, 인력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2003년에 바이오이미징 기술을 ‘인류 삶의 양식을 크게 변화시킬 새 기술 10선’으로 선정했다.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대학 및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새로운 바이오이미징 기술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유럽 주요 12개국에서는 바이오이미징 기술 관련기관 및 분자생물연구소를 통합, 연계한 세계 최대 규모 범유럽 연구개발 프로그램 ‘호라이즌 2020’을 통해 바이오이미징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도 이화학연구소(RIKEN)와 국립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의 연계협력 프로그램 ‘MIP(Molecular Imaging Program)’ ‘J-AMP(Advanced Molecular Imaging Program)’를 통해 바이오이미징 기술개발 및 관련 전문가 양성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바이오이미징 기술을 미래 의생명과학 연구 분야 주요 핵심기술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첨단 바이오이미징 연구장비 구축 및 개발에 관심과 투자는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고령화에 따른 노인 건강문제가 점차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그 만큼 의생명과학 연구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기술로 주목 받는 바이오이미징 기술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이 보유한 영상장비와 추진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KBSI는 의료영상기술 연구장비 연구용 7T(자기장단위) 휴먼 자기공명영상(MRI)장비와 고해상도로 세포 내 3차원 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레이저 공초점 현미경, 물질 구조를 나노 수준까지 관찰할 수 있는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 등을 운영 중이다.
최근엔 이를 기반으로 생체영상장비 인프라 구축 및 생체영상기술개발, 그리고 우수 전문인력양성을 동시에 수행할 국가바이오이미징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바이오이미징센터` 구축의 정책적 필요성 및 수요를 인식하고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 관련 연구 분야 기술개발 계획만 있을 뿐 바이오이미징 장비 개발 및 ‘바이오이미징센터’ 구축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은 미비한 상태다.
바이오이미징 분야에선 노벨상도 배출됐다. 슈테판 헬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화학연구소 박사는 기존 광학현미경의 ‘아베 한계’(0.2㎛보다 작은 물체는 식별하지 못한다)를 뛰어넘는 새로운 초고해상도 현미경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정부가 바이오이미징센터를 중심으로 바이오이미징 장비 및 기술개발에 장기적으로 집중 투자 한다면 국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 실현과 함께 대한민국에서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원미숙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부산센터소장 mswon@kbs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