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불확실성의 시대, 어떻게 살아남을까?

[미래포럼]불확실성의 시대, 어떻게 살아남을까?

요즘 같아서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특히 ICT 업종에서 일하는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자고 나면 새로운 제품,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카메라, 신문, 잡지를 비롯한 많은 업종이 타격을 입었고 다양한 액세서리, 모바일앱 서비스 같은 신사업이 우후죽순으로 일어났다. 그 안에서도 너무나 많은 경쟁자가 뒤를 잇는다. 유사한 휴대폰 케이스와 서비스 앱이 셀 수 없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이익을 보다가도 몇 개월 지나지 않아서 레드오션이 되고, 상당수가 문을 닫고 만다. 이러한 경쟁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확대돼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움직인다. 애플 시대에서 삼성전자 시대로 그리고 샤오미 시대로 몇 년 되지 않은 짧은 기간 동안 급격한 변화를 맛보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에 드론과 3D프린터가 산업혁명을 가져오고 무인 자동차가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빨리 변하고 무한경쟁하는 시대에 중소 ICT 기업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살아남기 위해서 무엇이 중요한 요소일지 생각해 본다. 첫째, 속도와 유연성이다. 기업대표를 만나보면 시장 요구는 시급한데 제품 또는 서비스 개발이 느려서 문제라고 한다. 여기저기서 경쟁자들이 치고 나오기 때문이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미련 없이 포기하고 방향을 빨리 전환해야 한다. 구글과 같은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무인자동차를 만드는 시대가 됐다. 드론이 물류회사에, 3D프린터가 제조업체에 어떤 위협과 기회가 될지 모른다. 새로운 업종으로 변신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수도 있다. 대기업의 기존 상품에 의존적인 것들만 생산하는 중소기업은 새로운 대체품이 나올 때 함께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탁월하고 헌신적인 인재들을 확보하거나 외부조력 체계를 구축하지 않고는 극복하기 어렵다.

둘째, 창의성과 협력이다. 창의성은 차별화된 제품을 기획할 수 있는 능력, 프로세스를 효율화 할 수 있는 능력, 소싱과 결합해 단가를 낮출 수 있는 능력, 수익이 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능력을 포함해 말하고 싶다. 가치사슬의 모든 과정에서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교육과 시스템을 갖춰야 하겠지만, 창의성은 협력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도모하는 기술 협력은 말할 것도 없고 중소기업에 절실한 영업과 마케팅에도 협력이 필요하다. 기술만 갖고 홀로 영업하느라 분투하는 기업 대표가 적지 않다. 시너지가 있을 만한 제품 회사들과 협력하거나 경험 많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회사와 협력할 때 창의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글로벌 감각이다. 어느 나라에서 어떤 기술과 제품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먼 대륙에서 개발된 스마트폰이 몇 년도 안 돼 국내 시장을 뒤집어 놓았고, 가까운 중국에서는 국내 회사와 기술을 사들이더니 이제는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 유럽 국가 경제위기가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미국 금융사태가 우리 금융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정치, 경제, 기술이 국경 없는 것처럼 움직이고 있다. 기회와 위험이 어디에서 다가오고 있는지 세계를 정찰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를 가까이에서 구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세미나, 전시회, 방송, 인터넷, 맞춤정보 서비스까지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걸 소홀히 했다가는 사양사업에 계속 머물다가 종말을 맞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핵심가치다. 불황기에 여유자금을 쌓아두면서도 사람을 채용하기는커녕 감원을 한다고 대기업이 비판을 받는다. 국가의 혜택과 국민 성원에 힘입어 성장한 기업들이기에 사회적인 책임을 저버릴 때 질책을 받는 것이다. 업종과 상품은 바꿀 수 있어도 회사가 지속되려면 핵심가치를 놓쳐서는 안 된다. 직원들에게 이익이 분배되고, 기업 간에 상생하며,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가치를 붙잡고 100년 이상 살아남는 위대한 기업을 기대해 본다.

임금순 애녹스 대표 kumslim@anoc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