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때아닌 임산부-와이파이 논쟁 점화... 치후360 논쟁 중심에

중국에서 와이파이와 임신 상관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과학적으로 아무런 증거가 없지만 대형 IT기업인 치후360이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면서다. 샤오미가 논란에 가세하면서 치후360에 대한 비판여론은 커지는 모양새다.

중국 IT기업 치후360(Qihoo 360)이 최근 와이파이와 임신 간 논쟁을 불러일으켜 빈축을 사고 있다고 BBC 및 주요 외신이 전했다. 최근 무선 와이파이 공유기 ‘P1’을 출시한 치후360은 공유기에서 나오는 방사능을 기존보다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산모용 모드를 제공한다는 게 이유다.

라이벌인 샤오미는 소셜미디어서비스(SNS)인 웨이보에 치후360을 “유언비어를 퍼뜨려 불안감을 조성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쟁이 불거졌다. 샤오미는 최근 신규 6테라바이트(TB) 저장 용량과 고속 연결을 지원하는 무선 공유기 ‘미 와이파이(Mi WiFi)’를 출시한 바 있다. 샤오미 측은 웨이보에 “일명 ‘임신 모드’는 그저 마케팅 술수”라며 “와이파이는 안전하니 공유기를 쓸 때 안심해도 된다”고 밝혔다.

실제 와이파이와 임신 사이에는 과학적으로 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와이파이 등 전자기 신호는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인체에 영향이 없다고 여겨진다. 임신도 마찬가지다. 과학자들은 매일 방사선에 노출되더라도 임신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정기적으로 엑스선 검사를 하는 것도 안전하다.

지난 2010년 레디에이션리서치(Radiation Research)에도 와이파이 신호가 임신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는 내용 논문이 실렸다. 세계보건기구(WHO) 웹사이트에서도 “일반적 수준에서 노출은 자연 유산, 기형, 저체중, 선천성 질환 같은 나쁜 결과를 빚을 위험성이 없다”며 “최근 심도있는 과학적 논문을 검토한 결과 WHO는 낮은 수준 전자기장에 노출 되는 것과 건강 간 상관관계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고 나와 있다.

치후360은 ‘중국 안철수 연구소’에 비유된다. 중국 사이버 보안 시장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우 훙이 치후360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검색 시장에서 경쟁은 바이두와 치후360 2파전”이라고 공언하는 등 경쟁사를 자극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일명 ‘3Q 대전(360과 QQ의 약자)’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텐센트가 ‘QQ닥터’와 ‘QQ컴퓨터관리자’라는 백신 프로그램을 내놓자 치후360은 텐센트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 ‘QQ’에 보안적 결함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360세이프’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후 텐센트가 치후360 브라우저 사용자들의 QQ메신저 사용을 중지시켜 논쟁이 격화됐다. 중국 정부가 직접적으로 중재에 나섰지만 법정 분쟁으로 이어져 지난해 2월 텐센트 승리로 끝났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