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 게임에 눈독 들이다

연예기획사가 게임사업에 속속 진출할 태세다. 가상현실(VR) 등 콘텐츠 활용범위가 넓어지며 다각도로 사업 모색에 나섰다.

23일 특허청에 따르면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자사 소속 가수 지드래곤, 승리, 에픽하이 상표권을 출원하며 △컴퓨터 게임 소프트웨어 △내려받기 가능한 컴퓨터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항목을 지정상품에 포함했다. 이들 연예인이 등장하는 모바일게임, 게임, 애플리케이션에 권리를 갖는다는 의미다.

연예기획사, 게임에 눈독 들이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월 국내 게임업체 한빛소프트와 모바일 리듬댄스게임 개발과 퍼블리싱-해외 수출 공동 사업을 골자로 하는 공동사업 계약을 발표했다. 모바일게임 ‘오디션 모바일(가칭)’에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음원과 소속 연예인 모델링을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티스트 초상권과 음원, 앨범, 그룹명, 사진 이미지, 동영상 등에 대한 콘텐츠 일체를 제공하고 한빛소프트와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이를 활용해 모바일게임을 제작한다.

양사는 오디션 모바일 게임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오디션 모바일 공동사업권을 통해 각종 마케팅 활동 지원에서 해외 퍼블리싱까지 사업까지 확대한다. 중국, 대만 등 오디션 지식재산권(IP)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영향력이 겹치는 곳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지난해 중국 최대 게임·인터넷 업체 텐센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사 소속 연예인 음원을 텐센트 ‘QQ뮤직’에 유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말 중국에서 진행하는 빅뱅 월드투어를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게임, 인터넷 등 IT를 활용해 자사 콘텐츠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앞서 SM엔터테인먼트는 모바일게임 슈퍼스타에스엠(SM)타운’으로 게임 비즈니스를 본격화했다.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슈퍼주니어-M,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EXO, 레드벨벳 등 SM엔터터인먼트 소속 가수가 등장한다.

국내 개발사 달콤소프트가 개발한 이 게임은 지난해 출시 이후 100만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최근 다음카카오와 중국 추콩테크놀러지 공동 퍼블리싱 지원을 받아 중국 진출을 계획 중이다.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중국 내 SM 소속 스타와 관련된 마이크로블로그가 6575만개, 관련 카페 활동 회원이 1100만명에 달한다.

1인당 한 달 평균 380위안(약 6만6800원)을 관련 상품 구매로 소비하고 있는 등 시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음카카오는 슈퍼스타에스엠타운을 시작으로 연내 중국에 한국게임 4~5개를 선보일 계획이다. 슈퍼스타에스엠타운의 중국 내 성공이 다음카카오 게임퍼블리싱 사업 초반을 좌우하는 셈이라 역량을 집중한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이달 중국에서 열린 슈퍼스타에스엠타운 관련 행사에 직접 소속 걸그룹을 보내는 등 적극적이다.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가상현실(VR) 기술에 관심을 표하는 일도 잦다. 국내 한 VR 콘텐츠 제작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엔터테인먼트 업계로부터 VR기술을 활용해 뮤직비디오, 가상 콘서트를 제작해보자는 제안이 꾸준하다”며 “VR 기기 보급이 대중적으로 확산된다면 연예기획사가 가장 먼저 콘텐츠 제작에 나설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터인먼트는 KT와 손잡고 2013년부터 홀로그램 공연장을 만드는 등 가상현실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