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 공채시험에 5분 스피치 면접이 실시된다고 한다. 7월 21일~25일로 예정된 면접 전형에서 실시될 내용으로 인재개발국 채용관리과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면접위원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5분 스피치 평가`가 새롭게 도입된다"고 한다.
응시자는 과제가 주어지면 10분의 준비시간을 가진 뒤, 면접위원 앞에서 5분 이내에 자신의 의견을 과거의 경험이나 여러 실제사례 등을 곁들여 자유롭게 발표하면 된다. 특히, 응시자가 거짓(faking)으로 답변한 경우, 평가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 보도에 대한 반응은 다양하다. “혼란스럽다” “말솜씨로 공무원 뽑나” “청문회 하나” 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일부 스피치학원에서는 ‘9급공무원 면접대비반’을 만들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방어적인 반응과 일시적인 대응이 아쉬움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는 있다. 다만, 혼란을 좀 진정시키고 본질을 살펴보자. 정부에서 공무원 시험에 5분 스피치를 도입한 진짜 이유가 무엇일까? 또한 공무원의 본질은 무엇일까? 필자가 아는 한 공무원은 대국민 서비스직이다. 그런데 정부 입장에서는 아마도 이러한 본질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공무원을 선별함에 있어 5분 스피치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본 것이다.
여기서의 5분 스피치란 능수능란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아니다. 발표자료에서도 언급하다시피 정작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주어진 주제에 대해 10분의 준비시간을 가지고 5분 이내에 스피치를 할 때 자신의 경험, 자신의 사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려면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거짓을 만들어내기에는 극히 짧은 시간이다. 즉, 정부에서는 5분 스피치를 통해 응시자의 진정성을 보려는 것이다.
이처럼 5분 스피치의 핵심은 진정성 있는 스피치이다. 또한 진정성 있는 스피치는 솔직하게 자신을 성찰할 때 나온다. 이것은 말솜씨만의 문제도 아니고 스피치학원에서 속성으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상 질문을 뽑아 놓고 속성으로 스피치 테크닉을 익혀서 가능한 문제는 아닌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발음, 발성, 호흡법 등의 스피치테크닉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스피치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진정성 있는 스피치는 진정성 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나온다. 면접관이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 또한 바로 이 진정성인 것이다.
필자를 발표불안해결사, 스피치마스터라고 자타가 칭한다. 필자는 오랜 세월 동안 발표불안으로 힘들어 했다. 회사소개 발표, 사업계획 발표 뿐만이 아니라 간단한 자기소개마저도 힘들었다. 필자가 만든 발표자료가 제아무리 우수한들 사람들 앞에만 서면 준비한 자료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니 참 난감한 상황이 되풀이 되었다. 사람들 앞에서 자신감 있게 당당하게 나를 표현하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지금은 스피치마스터라고 불릴 정도로 변화했다. 물론 그 변화에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반드시 공무원 공채 면접이 아니라 하더라도 스피치 능력은 평소에 꾸준히 연습해 두어야 할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문제점은 사람들 앞에만 서면 떨리는 발표불안의 문제이긴 하지만, 이 발표불안의 문제 또한 사람들 앞에서 진정성 있게 말할 수 있게 될 때 비로소 해결되기 시작한다.
공무원은 대국민 서비스직이다. 공무원이라는 업의 본질이 이럴진대 스피치 능력은 필수가 아닐까. 더 나아가 공무원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 그리고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이 갖춰야 할 필수 자질이 바로 스피치 능력이 아닐까.
특히 IT출신 엔지니어, 개발자인 경우의 스피치 능력은 안타까운 수준이다. 필자 또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개발자로 회사생활을 시작했기에 그들을 잘 이해한다. 약간의 고집스러움, 자기만의 세계, 소통에 대한 부족한 경험 등이 그들로 하여금 Public Speech를 힘들게 한다. 그리고 그 가장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발표불안, 무대공포 또한 그들을 힘들게 한다.
마침 9급 공무원 시험에 5분 스피치가 도입된다 하여 스피치에 대한 칼럼을 실었다. 스피치 능력을 키우는 것이야 말로 모든 자기계발의 출발점이다. 아무리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해도 그것은 입력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문제는 출력이다. 아무리 거대한 지식이 들어 있어도 출력장치가 불량이면 무용지물이다. 스피치 능력을 키우는 것은 바로 제대로 된 출력장치를 장착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스피치 능력은 바로 국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필자소개/빈현우 발표불안해결사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공대를 졸업한 필자는 특이하게도 작가가 되고 프로강사가 된다. 저서로는 `스피치의 매력에 빠지다`와 `나는 2달만에 책을 쓰고 1년만에 프로강사가 되었다`가 있다. 스피치, 리더십, 열정을 주제로 한 특강과 더불어 ‘스피치리더십 8주과정’ 을 진행한다. 2달만에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로 만든 스토리와 1년만에 앵콜강연 요청을 받는 프로강사가 된 `열정의 비밀`을 칼럼을 통해 연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