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호조세다. 특히 일본은 높은 기대감까지 더해 전세계 자금이 몰리고 있다. 향후 글로벌 돈 흐름을 좌우할 최대 변수는 미국 금리인상이다. 미국과 일본 시황이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고공행진 이어가는 일본 주가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1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엔화 약세와 기업 지배구조 개혁으로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기업을 높게 평가한 남유럽과 아시아 국가 자금까지 유입되며 꾸준한 상승세다.
닛케이 평균지수는 2년 반 동안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최근 그리스 부채 문제가 진전 양상을 보이며 헤지펀드에서 장기보유 투자자까지 폭넓게 해외 주문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아베노믹스가 시작될 시점인 지난 2012년 12월부터 보유액을 기존보다 90% 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일본 증시 외국인 투자자 보유 지분은 약 180조엔(약 1614조원)이다.
해외 투자자 추이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스페인은 일본 주식 보유액이 4배 이상 늘었다. 금융 대기업 BBVA계 투자회사가 닛케이 평균에 연동하는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나 패스트 리테일링업체 주식을 보유했다.
말레이시아는 보유액이 2.4배 커졌다. 말레이시아 RHB 자산관리 펀드는 이스즈 자동차와 덴츠 주식을 사고 있다. 인도나 이스라엘 자금 운용사도 일본 기업 대주주가 되는 등 투자를 확대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1년 내 닛케이 평균 주가가 2만3000엔(약 20만6000원) 전후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주가도 과거 버블기와 달리 여전히 합리적인 수준 범위 안에 있다는 견해다. 기업 실적 성장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지 소이치로 야마토주은 투신투자 고문은 “기업 임금 인상이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경기 선순환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상장기업 3분기 경상이익은 전분기 대비 9% 성장할 전망이다. 이데 신고 닛세이 기초연구소 연구원은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엔화 약세에 힘입어 15~20%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1달러에 120엔대 엔화 약세 수준이 계속되고 일본과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내년 이후 이익 증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가올 미국 금리인상, 세계 증시 변수
올 하반기 세계 증시 최대 변수는 미국 금리인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내 실시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후 자금 유출과 주식 급락 등 세계 증시에 부작용을 미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오는 9월 이후 미국이 첫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 소매판매가 증가세를 보이며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3%대를 기록할 경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금리인상에서도 첫 금리인상 전후에는 주가 가격 변동이 큰 경우가 많았다. 상반기 호조를 보인 국내 증시가 미국 금리인상에 맞물려 환율과 중국 경제회복 둔화 등과 함께 변동성을 크게 만들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에는 메르스 여파로 소비시장이 둔화된 영향도 변수다.
일본 증시 전문가도 미국 금리인상 영향에 주목한다. 키쿠치 마사토시 미즈호 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올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외국 자본이 일본 주식을 살 여유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주식 상승을 이어가기 위해 기업 변화가 가속화 돼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기업이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미국에서는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아직 미국 경기 확장이 이어질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아담 파커 모건스탠리 주식전략가는 “미국 경제는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아 성장 주기의 중간수준에 있다”며 “경기확장 국면이 증시를 받쳐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연말까지 S&P 500지수가 역대 최고치인 2100을 넘어 2275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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