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6월 30일, 러시아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지방 퉁구스카강 인근에서 초대형 폭발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 17분경, 퉁구스카강 상공에서 거대한 불덩어리가 폭발했다. 이 폭발로 인해 서울시 크기의 3.5배에 달하는 2150㎢의 숲이 파괴됐다. 불덩이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날아가다가 폭발했고, 나무 6000만~8000만 그루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폭발로 파괴된 숲은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파괴된 숲에서 무려 1500여 마리의 순록 시체가 발견됐다. 폭발에 따른 열 폭풍으로 주변을 불태웠고, 쓰러진 나무들은 한쪽방향을 향해 누워 있었다. 일부 나무는 쓰러지지 않고 서있었는데, 잎과 가지는 모두 불타 부러진 상태였다.
정확한 폭발 규모를 알 수 없지만 당시 450㎞ 이상 떨어진 곳에서 기차를 타고 있던 사람이 엄청난 땅울림을 느꼈고, 돌풍으로 열차가 탈선하기도 했다. 15㎞ 떨어진 곳에서 방목하던 가축들이 타죽었다는 보고도 있다.
당시 폭발이 히로시마 원자폭탄 1000배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이 엄청난 폭발의 원인을 놓고서는 의견이 엇갈려왔다. 블랙홀이 추락했다는 의견부터 외계인 소행이라는 설, UFO 충돌, 혜성, 운석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베일에 싸여 있던 퉁구스카 대폭발 원인은 사건이 발생한지 100년도 더 지난 2013년에야 밝혀졌다.
우크라이나, 독일, 미국 과학자들이 대폭발이 일어난 해 여름의 이탄층(식물이 부분적으로 부패한 상태로 진흙과 함께 쌓인 층)에서 미세한 운석 흔적을 찾아냈다. 이탄층에서 채취한 미세한 단편을 화상분광기로 분석한 결과 다이아몬드와 육방정 다이아몬드, 그라파이트 등이 발견됐다. 론스달라이트(lonsdaleite)라고도 불리는 육방정 다이아몬드는 탄소를 많이 함유한 물질이 폭발할 때 발생하는데, 자연 상태에서는 운석이 지구에 충돌할 때 발생한다. 육방정 다이아몬드 파편에서는 운석에 포함된 물질들도 발견돼 운석 충돌로 인한 폭발이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