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원본부장(수석연구원)에 최근 낭보가 날아들었다.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스 후즈 후 인더 월드’ 2015년 판과 영국 캠브리지 국제인명센터가 발간하는 ‘21세기 세계 우수 지성 2000명’에 동시 등재됐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전자 및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지난 10여년간 주목할 만한 업적을 쌓아 ‘동시 등재’라는 영예를 안았다.
전자 패키징은 재료, 기계, 전기전자가 결합한 복합 기술이다. 가전제품이나 휴대폰 등 전자 제품 기능을 고급화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기술이다. 이 본부장이 패키징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2년부터다. 선진국 무역규제로 친환경 소재 적용이 이슈이던 때다.
이 본부장은 “전자 패키징 산업이 환경소재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전자재료를 연구하던 나에게 매우 적합한 연구 분야”였다며 “휴대폰을 보면 패키징 기술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휴대폰은 무전기만큼 컸지만 패키징 기술 발달로 현재처럼 작아졌다. 전화 외에 DMB, 카메라, 내비게이션 등 휴대폰이 다양한 기능을 낼 수 있는 것 역시 패키징 기술 덕분이다.
그는 전자 및 반도체 패키징 관련 책을 다섯 권이나 저술한 전문가다. 그가 본 우리나라 반도체 및 전자 패키징 기술 수준은 어떨까.
“상용 전자제품만 보면 우리나라 기술 수준이 세계적입니다. 하지만 미래 제품을 보면 달라집니다. 선진국보다 미흡합니다. 예를 들어 다층 구조 초미니 컴퓨터 개발이나 다층 센서 3차원 적층기술 개발에 필요한 관통 실리콘 홀 및 마이크로 범프 제작 기술은 미국 등에 비해 떨어집니다.”
이 본부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제일 전자 패키징 국가가 되기 위해 미래 시장에 적용할 소재 및 공정분야 핵심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과 연구소가 역할 분담을 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일본은 소니, 히타치 등 굴지 대기업이 협력을 잘하고 대학과 연구소가 공동 개발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삼성과 LG, 하이닉스가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2001년 일렉트론 홀로그래피를 이용한 나노 질서의 정량적 전기장 측정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해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2002년부터 5년간 무연 솔더 기반 구축 실무 책임을 맡아 우리나라가 무연 솔더 소재 분야에서 일본 종속을 탈피하는데도 기여했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생기원 강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2012년 7월 개소한 이곳은 비철금속과 세라믹 융복합 소재, 3D 프린팅 제조기술 연구 및 실용화로 주목받고 있다. 이 본부장은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생기원 강원본부가 금속(Metal) 3D프린팅 기술 국가거점연구기관으로 발전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