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의 중국 종속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게임시장에 투자하는 중국 게임사 수와 규모가 늘고, 우리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는 중국산 게임도 크게 많아졌다. 한국 게임 입지는 그만큼 줄었다.
28일 구글플레이 내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50위권 중 8개 게임이 중국산 게임이다. 출시 직후 줄곧 최상위권(1∼2위)을 지킨 ‘뮤오리진’을 비롯해 출시 1년 미만 중국산 게임 다수가 상위에 랭크됐다. 최근 수년 사이 급성장한 중국 게임산업 위상을 보여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중국 게임산업은 약 15조원 규모로 같은 해 우리나라 규모의 1.5배다. 2011년 국내 산업을 추월한 이후 그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한국 투자는 늘고 있다. 최근 3~4년 사이 7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텐센트를 비롯해 중국 중위권 게임사가 한국 게임사에 투자했다. 올해 한국 상장사를 인수하며 공략을 강화하는 룽투와 로코조이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게임업체의 중국 게임 수입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전민기적’ ‘마스터탱커2’ ‘전민돌격’ ‘천룡팔부’ ‘도탑전기’ 등 중국에서 흥행한 게임은 예외 없이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출시를 준비 중이다. 대대적 마케팅을 준비하는 등 중국 게임사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중국 게임산업 성장은 한국에는 위기이자 기회다. 중국 시장이 성장하며 한국 게임 진출 문호가 넓어진 건 청신호다. 텐센트 등 전통 퍼블리셔 외에도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샤오미 등 통신·휴대폰 제조사가 한국 게임 수급에 나섰다. 중국 투자와 진출이 한국 게임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한국 게임개발사와 중국 퍼블리셔 매칭 비즈니스를 진행 중인 김희석 제이제이게임즈 의장은 “한국 게임은 여러 면에서 완성도가 높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중국 시장에서 차별 포인트를 가지고자 하는 업체에 한국 게임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대형 개발사 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위기다. 중국 주요 업체의 게임시스템 기획과 비즈니스모델(BM) 개발 등은 이미 국내 산업을 뛰어넘었다는 분석이다.
김희석 의장은 “그래픽적인 요소를 제외하면 중국 업체, 특히 대형 회사 개발력이 급상승했다”며 “특히 빌링포인트(과금 체계) 설계는 이미 국내 게임사보다 경쟁력이 낫다”고 평가했다. 한국게임이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질 수 있다는 경고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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