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추진 중인 로켓 재활용 프로젝트가 또 실패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 물자배송뿐 아니라 향후 유인우주선 프로젝트까지 차질을 빚을지 주목된다.
스페이스X가 28일(현지시각) 발사한 ‘팰컨9’ 로켓이 발사된 지 약 2분 20초만에 폭발했다. 로켓에는 ISS로 보낼 2.4톤 분량 물자가 실려 있었다. 이날은 스페이스X 설립자 엘론 머스크 44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스페이스X가 발사 로켓을 회수하기 위한 시도를 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차 시도에서 분리된 발사 로켓이 회수 지점에 근접하며 실패해 3차는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패하며 향후 우주 개발 프로젝트에 빨간불이 켜졌다.
엘론 머스크는 “총 19번 팰컨9 발사 중 폭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1단 로켓이 분리되기 전 액화산소탱크 압력이 높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데이터를 분석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팰컨9 폭발로 ISS는 물자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러시아가 물자 운송을 위해 발사한 무인화물선이 도킹에 실패하고 추락한 뒤 이번 발사로 물량을 보낼 계획이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물자배송 상황에 따라 현재 6명인 ISS 상주 우주비행사 중 일부가 지구로 돌아올 수도 있다.
미국 우주항공국(NASA)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NASA는 우주왕복선 퇴역 이후 러시아에 유인 우주 비행을 의존하고 있다. 팰컨9 안정성이 검증되면 향후 드래곤 캡슐에 우주인을 탑승시킬 계획이었지만 이번 폭발로 이후 일정은 미궁에 빠졌다. BBC는 “유인 탑승 프로젝트는 수개월 가량 연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페이스X는 실패에도 계속 로켓 회수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스페이스X 고객 마이크 골드 비글로우 에어로스페이스 담당자는 “하나의 예측불가능한 실패로 로켓이나 그 팀에 대한 믿음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초기 시스템이)이제야 실패를 겪은 것이 오히려 놀랍다”며 프로젝트에 지지를 보냈다. 업계는 실제 발사 로켓을 회수하는 것이 성공하게 되면 로켓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스페이스X는 발사체 팰컨9과 화물이나 사람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드래곤 캡슐을 보유하고 있다. 대형 로켓인 ‘팰컨 헤비’를 개발 중이며 향후 유인 우주선을 화성으로 보내겠다는 장기 계획세웠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