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가 매장에서 가정용 태양광 발전기를 판매한다. 잠실 제2롯데월드 월드타워점에 태양광 발전기 전문코너를 마련, 29일 판매를 시작했다. 태양광 발전기 설치를 원하는 소비자는 하이마트 매장을 방문해 직접 실물을 확인한 후 브랜드별로 비교해 구매할 수 있다. 상담 후 설치까지 원스톱 서비스다.
이전까지는 지자체를 통해 직접 문의하거나 전문업체와 상담해야 했으나, 양판점에서 TV를 구매하듯 간편하게 가정용 태양광 발전기를 구매하게 됐다. 롯데하이마트는 월드타워점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서울지역에 5개 매장을 오픈한다. 향후 전국 대형 매장으로 확대한다.
하이마트 월드타워점은 한화63시티, 신성솔라에너지, 마이크로 발전소 등 총 3가지 브랜드 15종 제품을 취급한다. 발전량에 따라 30만원대부터 9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가정용 태양광 발전기는 정부 지원 사업으로 지자체나 에너지관리공단이 원래 제품가격 30~50%까지 지원한다. 소비자는 지원금액을 공제한 후 금액을 결제하면 된다.
주문완료하면 전문시공업체가 직접 아파트와 빌라의 베란다, 단독주택 등에 1~2시간 내에 설치해준다. 사용법까지 상세히 설명해준다. 제품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애프터서비스(AS)를 지원한다.
아파트 베란다에 실구매가 70만원짜리(판매가130만원, 60만원 정부 보조금 지급) 가정용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면 월 평균 50KW(킬로와트)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국내 가구당 월 평균 전기료인 3만7000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달에 1만원 정도 절감되는 효과다. 누진세 영향으로 전력 사용량이 많은 가정일수록 혜택은 더욱 커진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한번 설치로 10~15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며 “전기사용량이 국내 가구 평균이라면 태양광발전기를 5년 정도 사용하면 구입비가 회수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스의 눈...태양광시장 B2C 확대 신호탄...태양광업계 수요 확대 기대
롯데하이마트 태양광발전설비 판매는 국내 태양광시장이 B2B에서 B2C로 확대되는 신호탄이다. 그동안 태양광시장이 B2B 중심으로 형성되고, 발전소 입지 확보 난항 등 이유로 수요처 확대가 어려웠으나 하이마트가 가정용 태양광발전설비를 유통하면서 수요가 늘 전망이다. 가정용 태양광 발전기 판매는 냉방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 전기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근 발표한 정부 전기세 인하 정책과 맞물려 가계 경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아키하바라 전자상가와 미국 코스트코 등에서는 수 년전부터 태양광발전설비를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모델 사업이 시작된 것은 이들 선진국만큼 태양광발전설비 소비자 수용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설비판매 외에 태양광 발전기 대여도 또 다른 사업 모델로 등장할 수 있다.
태양광업계는 신재생에너지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가정용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대규모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한계가 있으니 지붕이나 아파트 베란다를 활용한 가정용 시장을 전용 전기요금을 신설해서라도 늘려야한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주택과 아파트 대부분은 남향으로 지어 가정용 태양광 발전에 유리하다. 업계는 강제적으로라도 가정용을 보급해야 할 판국에 롯데하이마트 태양광 발전기 판매는 ‘환영할 일’이라고 반겼다..
소비자는 전기요금이 많이(월 350㎾h 이상) 나오는 가정이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소비량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해 한국전력으로 되파는 것을 목적으로 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아직 무리다. 국가에서 매입하는 양이 정해져 있어 남는 전기를 팔지 못해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가정용 태양광발전설비 보급은 가정마다 전기를 만들어서 쓴다는 것으로, 국가 전력시스템을 유연하게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일본·미국 등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가전 등 유통망을 통한 태양광발전설비가 판매되고 있으며, 발전용과는 또 다른 시장으로 자리매김 했다”고 말했다.
세계 태양광 발전기 시장은 사업용과 가정용을 포함해 33조원 규모에 달한다. 국내 가정용 발전기 시장은 400억원 규모다. 현재 보급율은 0.5% 수준으로 초기 단계지만 매년 30% 이상 수요가 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