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핀테크 스타트업이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
제스트파이낸스가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JD닷컴과 조인트벤처 ‘JD-제스트파이낸스 가이아’를 세워 고객 신용 평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JD-제스트파이낸스가이아는 초기 신용 위험 평가와 JD닷컴 고객을 상대로 할부대출 서비스를 한다. JD닷컴은 1억명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더글라스 C. 메릴 제스트파이낸스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는 우리가 구축한 일이 얼마나 훌륭한 가치를 갖는 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제스트파이낸스는 핀테크 분야에서 선도적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빅데이터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술을 신용 평가에 접목시켰다. 기존 은행은 개인 파산 경력 등 20~40여개 정도 변수로 신용도를 평가한다. 이 업체는 개인이 파산 이후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을 포함해 거의 1만개 이상 변수로 신용도를 분석하고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소비 성향이나 대출 신청 페이지에 머무른 시간도 데이터에 포함된다.
이 업체 주고객군은 일반 신용등급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로, 틈새시장을 확보한 셈이다.
JD닷컴은 지난해 초부터 고객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TV나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구매할 때 최대 수천달러를 빌려준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 달리 아마존처럼 제조사로부터 제품을 미리 사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출하한다. 하루 거래 건수는 200만건 정도로, 연매출은 200억달러(22조4720억원)에 달한다.
제스트파이낸스는 리스크 관리 모델을 만들었다. 고객이 어떤 제품을 언제 사는지, 어떤 브랜드를 고르는지, 사는 지역은 어디인지 등 기존 거래 정보를 활용했다. 이를테면 온라인에서 명품을 매우 많이 구매하는 사람은 신용도가 높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이는 과소비나 사기일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다른 데이터와 혼합해 분석한다. JD닷컴 대출 결과와 이를 대조해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입증했다.
조시 가트너 징둥상청 수석 디렉터는 “이번 협력으로 대출 서비스 제공 여부를 훨씬 더 효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데이터 과학은 기존 통계가 잘 쓰이지 않는 중국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췐 쉥치앙 징둥상청 금융 사업부문 총괄 또한 “중국 시장은 내수 진작이라는 정부의 전략에 힘입어 이제 막 개인 대출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며 “이 거대한 시장은 신용 위험 평가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기초 단계에 접어든 셈”이라며 이 회사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신용 분석에 데이터 과학을 접목한 업체가 벤처투자사가 주목하는 신흥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제스트파이낸스 외 어펌(Affirm), 어니스트(Earnest), 엘레베이트(Elevate), 렌드업(Lendup) 등이 활약 중이다.
각각 방식은 다르지만 이들 알고리즘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과 웹 브라우저에서의 활동을 포함한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온라인 양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온라인에서 제품을 사는지 알아낸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