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의 내부 지분율이 5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기업집단 총수 지분 비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0.9%에 머물렀다. 대기업집단 전체 순환출자 고리의 90%를 갖고 있는 롯데는 1년 동안 1개를 줄이는데 그쳤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1개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주식소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4월 기준 총수가 있는 41개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총수 포함 총수일가지분, 계열회사지분, 비영리법인·비영리법인임원 지분의 합)은 전년보다 0.5%포인트 증가한 55.2%였다.
계열회사 편입·제외, 증자·감자 등 기업구조조정 등으로 전체 내부지분율이 소폭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삼성, 현대, SK, LG 등 상위 10대 집단의 총수 지분율은 0.9%로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1%도 안 되는 지분으로 전체 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 지분율은 2.7%로 작년보다 0.1%포인트 줄었다. 반면 계열회사 지분율과 내부지분율은 50.6%, 53.6%로 각각 1.1%포인트씩 올랐다.
공기업 등 총수가 없는 집단을 포함한 전체 61개 대기업집단 내부지분율은 29.4%로 작년(63개·28.7%)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대기업집단은 SK(0.4%), 현대중공업(1.1%), 현대·삼성(1.3%) 순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대기업집단은 중흥건설(43.4%), 한국타이어(42.2%), 부영(41.7%) 순으로 나타났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가장 낮은 대기업집단(SK)과 가장 높은 대기업집단(중흥건설)간 차이는 100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계열회사 지분율은 전반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이며 2012년 정점을 찍은 후(52.8%) 최근 50%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계열회사 지분율이 높은 집단은 이랜드(77.4%), 신세계(67.2%), 현대중공업(67.1%) 순이다. 계열회사 지분율이 낮은 집단은 한국타이어(18.8%), 동국제강(22.6%), KCC(29.8%) 순으로 나타났다.
순환출자를 보유한 집단은 11개로, 순환출자 고리수는 지난해(483개)보다 줄어든 459개다. 순환출자 고리가 많은 집단은 롯데(416개), 삼성(10개), 한솔(9개), 영풍(7개), 현대차(6개) 순이다. 전체 고리의 90.6%를 차지하는 롯데는 1개 감소에 그쳤다.
공정위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는 법상 자율이지만 공시를 통한 시장 평가로 기업의 자발적 해소를 유도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며 “기업의 개선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총수있는 집단의 출자구조가 여전히 복잡하다고 평가했다. 수평·방사형 출자 등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고, 평균 출자단계가 4.1단계에 달한다. 다만 순환출자 해소 등으로 평균 출자단계가 전년(4.5단계)보다는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총수 없는 민간집단 중 일부는 총수있는 집단과 유사하게 복잡한 소유지분구조로 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2005년 17개였던 계열사가 올해 51개로, 출자단계는 2단계에서 3단계로 늘었다. KT는 같은 기간 계열사 수가 12개에서 50개로, 출자단계가 2단계에서 4단계로 늘었다.
금융보험사를 보유한 집단은 30개로 조사됐다. 총수 있는 금산복합 집단(24개)이 총 119개의 금융보험사를 보유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후 체제 밖에서 금융보험사를 보유한 집단은 9개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의 금융보험사 보유가 금지돼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계열사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총수 있는 집단 중 지주회사 전환 집단(16개)은 일반집단보다 단순·투명한 출자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주회사 집단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수직적 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평균 출자 단계(3.3단계)도 일반 집단(4.7단계) 보다 적다.
공정위는 “총수 있는 집단 중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25개 집단 중 상당수가 금융사를 보유하거나 순환출자를 형성하고 있다”며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일정요건 충족시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도입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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