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에 첨단·창조산업 색깔 입힌다

정부가 뿌리산업을 첨단·창조산업 이미지로 바꾼다. 뿌리기업 글로벌·첨단화를 지원하고 일반인 인식 개선 작업도 추진한다. 뿌리산업에 씌워진 영세·낙후 이미지를 단기간에 벗기기 쉽지 않아 고민도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9월 ‘뿌리산업주간’ 행사에 맞춰 고등학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뿌리산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한다.

미래 인재층인 10대, 20대에게 뿌리산업 관심을 높이고 인식을 개선하는 차원이다. 올해 처음 실시된다. 공모전은 뿌리산업을 업계 전문가나 종사자가 아닌 젊은 인재 시각에서 새롭게 바라본다. 뿌리산업을 나타내는 캐릭터·심볼·웹툰을 만드는 등 신선하고 창의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자연스레 일반 학생에게 뿌리산업을 홍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앞서 산업부는 첨단 뿌리기술 지정, 뿌리산업 자동화·첨단화, 해외 기술 커넥트 행사 사업 등으로 뿌리기술 역량 제고를 지원했다.

뿌리산업은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열처리 등 공정기술을 활용하는 업종이다. 자동차·조선·정보기술(IT) 등 모든 제조업 기반 기술이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최종 제품 품질 경쟁력 제고에 필수적인 요소다.

이에 반해 일반인 뿌리산업 인식은 낮은 편이다. ‘뿌리’라는 단어가 핵심·근본적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오래된 이미지를 동시에 풍기는 탓이다.

산업 특성상 기업 간 규모와 기술력 격차가 크다는 점도 뿌리산업 인식 개선을 방해했다. 2013년 통계조사에 따르면 뿌리기업 중 68.4%가 종업원 10인 미만인 소사업체다. 300인 이상 기업은 0.3%에 불과하다. 전체 뿌리산업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인 미만 기업이 10.6%로 300인 이상 기업(24.7%)의 절반이 채 안 된다.

뿌리산업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2%로 제조업 평균 2.8%에 불과하다. 연구인력 1인당 연구개발비는 제조업 절반 수준이다.

정부가 효율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기도 어렵다. 어떤 규모·기술수준 기업을 집중 지원할지 선택이 쉽지 않다. 앞선 기업을 지원하자니 영세 기업 뒷걸음질을 막을 방법이 없다. 하위권 기업에 초점을 맞추면 첨단 기술 개발이 약해진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다양한 각도로 지원정책을 구사하되 뿌리기업이 안고 있는 영세·낙후 이미지 개선에 지속적으로 힘쓴다. 좋지 않은 이미지가 먼저 개선돼야 우수 인력이 유입되고, 민간 투자도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김용대 국가뿌리산업센터 뿌리산업정책실장은 “뿌리산업은 우리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아이디어 공모전 외에 대학생 뿌리기업 방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인식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자료:2013 뿌리산업통계조사 (산업통상자원부)
자료:2013 뿌리산업통계조사 (산업통상자원부)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