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먼저 온다’는 것을 깨달은 나의 첫 경험을 먼저 이야기하려 한다. 어찌 보면 평범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어찌 보면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다. 발표불안을 극복한 평범한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그저 평범한 이야기가 아닐 수 있듯이, 아래 나의 첫 경험 또한 그럴 것이다.
“호사유피 인사유명”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사람이다. 그래, 그렇다면, 나도 세상에 이름을 남기자.’ 어느 때부터인가 이런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름을 남기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보자 음... 책? 그래. 좋아. 책을 쓰자.’
어느 날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책을 쓰기로 마음 먹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건만 그 날은 마음을 먹은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기필코 책을 내리라 결심을 했다. 이번에는 절대 흐지부지 무너지고 싶지는 않았다. 결단을 내렸다.
결단은 지체하지 않는 것.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 많은 이들이 그렇겠지만, 지난 날을 돌아 보면 몇 번이나 책을 내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실행하지 못해왔음을 깨달았다. `왜일까? 어째서 마음을 먹었는데 실행하지 못했던 것일까?` 마음은 먹었으나 실행하지 못했던 과거의 나 자신을 돌이켜 보며 이번에는 결단코 해내리라 다짐했다. 깊은 사색 끝에 나는 ‘마음은 먹는데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 두 가지’를 찾아내었다.
많은 이들이 오늘도 새로운 결심을 하지만, 내일이 되면 그 결심을 비웃듯 다시 어제로 돌아가고는 한다. 여기 그 두 가지 이유를 말하고자 하니 당신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마음은 먹는데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 1. 간절함의 부재”
그렇다. 간절함이 없어서였다. ‘책을 내면 참 좋겠다’는 정도의 마음만 있을 뿐. 그냥 ‘책이나 한 번 내어 볼까’ 하는 생각 정도. 그랬기에 늘 마음으로만 있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어느 날 몇 줄 끄적이다가 묻어 놓고, 또 어느 날 몇 줄 끄적이다가 묻어 놓고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간절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깊은 생각 끝에 간절함의 비밀을 알아 내었다. 그것은 이렇다. 예를 들면, 책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바램이 간절함이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이렇게 하면 된다. 책을 내고 난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생생하게 그리는 것이다. 생생하게 말이다. 마치 현실로 일어난 것처럼 말이다. 그것도 그냥 평범한 책이 아니라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때 벌어질 일들을 말이다.
자, 그려 보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신이 베스트셀러를 낸다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전국의 교보문고에 당신의 책이 쫘악 깔린다. 당신은 수백 명 앞에서 저자강연회를 한다. 저자강연회가 끝이 나면 많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선다. 사인을 받은 후 너도 나도 당신과 나란히 인증샷을 찍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인증샷을 SNS에 올린다. 많은 독자들이 책을 읽고 난 후 당신에게 감사편지를 보내 온다.
이런 장면들을 실감나게 그리는 것이다. 나는 눈을 감고 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생생하게 그려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내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온 몸에 힘이 솟구쳤다. 그 장면들을 꼭 현실로 만들고 싶었다. 그냥 이렇게 살다가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 이것이 나의 간절함이야. 이것이 내가 원하는 인생이야.’
마음이 간절해지고 미래를 생생하게 그리기를 반복하자 어느 새부터인가 서서히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아,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하던 마음이 ‘그래, 될 수 있어!`로 바뀌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이미 그렇게 되었어!’로 바뀌었다.
열정이 살아났다. 급기야 나는 행동하기 시작했다. 돌이켜 보면, 마치 최면에 걸려 이끄는 대로 나아가듯 그렇게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마음은 먹는데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 2. 절박함의 부재”
절박함. 사실 절박한 상황이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이십 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했지만 얼마나 더 직장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당장은 어떻게 어떻게 살 수 있겠지만, 10년 후, 20년 후 그리고 그 다음의 생을 생각하니 정말 막막했다. 사실 우리 대부분의 삶은 이렇듯 절박하다. 다만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
‘앞으로 살아갈 날도 많은데 어떻게 살아간단 말인가?’ 그것이 나의 절박함이었다. 그 절박함을 헤쳐 나갈 유일한 방법으로 책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냥 ‘책이나 한 번 써볼까?’ 이게 아니라 ‘책은 나의 인생의 마지막 승부처다.’라는 절박함이었다.
절박함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S그룹의 회장님이 늘 위기의식을 설파하듯 한 개인도 그 자신의 인생에 대해 늘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행동에 나설 테니까.
물론 절박함을 인식하지 않고 사는 삶도 하나의 삶이기는 하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라. 적어도 당신은 이 책을 읽고 있고, 그렇다면 당신은 뭔가 절박함이 있는 것이다. 명심하라. 의지가 부족한 자는 그 의지부족으로 인한 결과를 받게 될 것이다. 나약한 자는 그 나약함이 주는 결과를 받게 될 것이다.
“열정은 몸과 마음을 이끈다”
내게는 이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 있었다. 간절함과 절박함. 나는 이 중에서 간절함을 택했다. 절박함은 어차피 나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 아마 성장과정에서 길러졌을 것이지만 나는 지극히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이다. 그래서 나를 움직이는 효과적인 동인은 절박함보다는 간절함, 즉 막막한 현실을 탈피하고자 하는 것보다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사람마다 다를 터이지만 나는 그랬다.
‘그래. 나의 미래는 찬란할 것이다. 책을 쓸 것이고 그 책은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다. 전국의 교보문고에 내 책이 쫘악 깔리고, 수백 명 앞에서 저자강연회를 하고, 저자강연회가 끝이 나면 많은 사람들이 내게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사인을 받은 후 인증샷을 찍고, SNS에 올리고, 그리고 책을 읽고 난 후 감사편지를 보내 올 것이다.’ 눈을 감고 미래를 그려 본다. 생생하게 그리고 간절하게.
어느 날인가부터 나는 틈날 때마다 이런 장면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나의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났다. 나의 온 몸의 세포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 했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어 가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어느덧 열정이 나를 이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래. 베스트셀러를 쓰는 거야.’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 나는 신논현 교보문고로 갔다.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 코너로 갔다. 놓여져 있는 책들을 하나 하나 살펴 보았다. 어떻게 쓰여 졌는지 꼼꼼하게 살펴 본다. 표지도 예쁘고 내지도 예쁘고 내용도 잘 꾸며 놓았다.
목차를 쭈욱 살펴 보았다. ‘흠. 이렇게 쓰면 되는구나.’ 싶었다. 분량이 얼마나 되나 보았다. 평균적으로 250페이지 내외. 나는 생각한다. ‘좋아. 하루에 한 페이지씩 쓰자. 교정도 좀 보고 해야 하니까 넉넉잡아 1년이면 쓸 수 있겠군. 그래 1년 후에 내 책이 나오는 거야.`
정말 단순한 계산법이었다. 책을 써 본 적이 없으니 그 당시 나로서는 이것보다 더 정확한 계산법은 없다. 백 데이터가 정확하지도 않은데 언제까지나 계획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노트북을 펼쳤다.
온 몸이 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의식을 가득 채워 온 그 장면이 드디어 현실로 드러나려 하는 순간이다. 폴더 하나를 만들었다. 문득 떠 오른 문구. ‘스피치와의 정면승부.’ 키보드를 두드린다. ‘스피치와의 정면승부.’ 그리고 계략적인 스케치를 해 보았다. 책의 전반부에는 극심한 발표불안을 겪었던 나의 경험, 발표불안의 원인, 그리고 발표불안을 극복해 나간 나의 극복 경험을 담기로 했다. 책의 후반부에는 발표불안을 극복해 나가면서 스스로 깨달은 것들을 담담히 적어나가기로 했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필자소개/빈현우 발표불안해결사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공대를 졸업한 필자는 특이하게도 작가가 되고 프로강사가 된다. 저서로는와 가 있다. 스피치, 리더십, 열정을 주제로 한 특강과 더불어 한국리더십센터 등에서 ‘스피치리더십 8주과정’ 을 진행한다. 2달만에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로 만든 스토리와 1년만에 앵콜강연 요청을 받는 프로강사가 된 열정의 비밀을 칼럼을 통해 연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