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부진에 외국인투자마저 주춤…`삼중고` 빠진 한국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0%대 감소율을 보였다. 지난달 정부가 주최한 외국인투자자문단회의.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0%대 감소율을 보였다. 지난달 정부가 주최한 외국인투자자문단회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 추이

내수가 위축되고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외국인투자마저 예년 같지 않다. 삼중고에 빠진 우리 경제에 전환점을 가져올 특단 대책이 시급하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신고기준 88억7000만달러, 도착기준 60억6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4.2%, 19.8% 감소했다.

FDI 신고액은 2분기 작년 대비 회복세(0.8%)를 보였으나 30% 가까이 급감했던 1분기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착기준 투자액은 2분기 24.6% 감소해 1분기(-15.0%)보다 더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상반기 FDI 부진은 중국 성장률이 둔화하는 데다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투자 결정을 미룬 탓이다. 지난해 1분기 코닝의 대형 인수합병(M&A) 투자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FDI는 지난해에 이어 역대 상반기 두 번째로 많았다.

하반기 전망은 유동적이다. 최근 메르스 사태로 해외 투자자 방한 연기가 잇따랐다. 그리스발 금융위기로 유럽에서 예정된 투자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올해 내세웠던 사상 첫 외국인투자 연간 200억달러(신고액) 목표 달성도 장담할 수 없다.

외국인투자뿐만 아니다. 이미 내수와 수출에서 부정적인 지표가 확산됐다. 기획재정부는 8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 자료에서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 관광·여가 등 서비스업 활동이 메르스 불안심리로 둔화되고 그리스 채무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증대됐다”고 진단했다.

메르스 여파로 내수 부진이 심화됐고 수출 둔화로 생산·투자 회복이 지체됐다. 고용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저유가로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소비 없는 고용, 투자 없는 고용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6월 내수는 메르스 영향으로 백화점·할인점 매출, 휘발유·경유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전월보다 둔화할 전망이다. 지난달 해외 관광객 방한도 크게 줄었다.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카드승인액은 늘어나고 있지만 공과금 납부 확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6월 소매판매는 5월과 비교해 메르스 때문에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은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상반기 수출이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원화절상, 그리스발 악재 등 부정적 변수가 여전하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수출·외국인투자 촉진 계획으로 대응한다. 11조8000억원 규모 추경에 공공기관·민간투자, 정부출연 등을 더해 총 21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외국인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하반기 대형 복합리조트 추가 지정,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발효 등을 추진한다.

기재부는 “추경 등 재정보강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수출촉진, 관광산업 활성화, 투자 활성화 등 분야별 경제활력 제고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표]외국인직접투자 추이 (단위:백만달러)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표]일 평균 방한 관광객 (단위:천명)

자료:법무부 출입국 통계가공(6월은 잠정치)

내수·수출 부진에 외국인투자마저 주춤…`삼중고` 빠진 한국

내수·수출 부진에 외국인투자마저 주춤…`삼중고` 빠진 한국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