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철도통합무선망(LTE-R) 구축 사업 ‘부산지하철 1호선 무선설비 구매·설치’를 두고 이동통신사, IT서비스, 열차무선설비 전문업체 등 4개 컨소시엄이 격돌한다.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전초전이어서 재난망 관련 업체 대다수가 참여 의지를 불태웠다.
부산교통공사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입찰 마감 결과 △SK텔레콤 △삼성SDS-KT 컨소시엄 △아이콘트롤스-LG유플러스 컨소시엄 △현대정보기술 등 4개 컨소시엄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3일 1차 입찰은 SK텔레콤이 단독 입찰했다 유찰됐다. 이번 입찰에 4개 업체가 참여한 것은 의외라는 업계 반응이다.
LTE-R는 철도기술연구원이 주축이 돼 세계 최초로 개발한 LTE 기반 철도통합무선망이다. SK텔레콤은 LTE-R 개발 당시 사업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엔드 투 엔드 품질검증, 전국 최다 LTE 기지국 운영 경험과 셀 플랜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서비스 품질(QoS) 관리와 신호제어·운영 면에서도 노하우를 보유했다.
삼성SDS 역시 철기원 LTE-R 개발 사업에서 중요 역할을 담당했다. LTE-R 이전에도 다양한 철도 사업에 참여하며 경험을 축적했다. 이번 사업에서는 KT와 손을 잡으면서 통신 분야 역량까지 갖추게 됐다.
현대산업개발 자회사인 아이콘트롤스는 홈네트워크, 빌딩제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열차무선설비 등 교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유플러스와 손잡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대정보기술은 철도 분야 다수 경험과 전문인력 확보를 앞세워 사업 수주에 나섰다. 이번 사업에는 화웨이와 협력한다. 화웨이 장비와 단말기가 국내 철도 사업에 처음 공급되는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부산지하철 무선설비 구매·설치 사업은 1호선 연장 구간인 다대구간(신평차량기지~다대포해수욕장)과 기존 선로에 LTE-R 기반 무선 통합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기관사와 역무원, 사령실 간 노후화된 통신망을 최신 LTE-R로 교체한다. 사업 규모는 약 190억원으로 내년 8월 구축 완료가 목표다.
이 사업은 재난망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LTE-R는 재난망 37개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한다. 통화를 비롯한 멀티미디어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고 고속 이동성까지 갖췄다. 이통사뿐만 아니라 IT서비스 업체, 통신장비 업체, 단말 제조사가 군침을 흘렸던 것도 이 때문이다.
사업 수주 업체는 향후 진행될 재난망 시범사업과 본사업에서 LTE-R 구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LTE-R가 LTE를 쓰는 재난망과 700㎒ 대역에서 공공망으로 연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재난망뿐만 아니라 향후 국내에서 진행될 LTE-R 사업의 첫 수행사라는 상징적 의미를 확보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향후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전국에 LTE-R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총 4800㎞ 구간에 LTE-R를 설치한다. 해외 여러 나라가 2020년 LTE-R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해외 수출도 바라볼 수 있다.
철기원 관계자는 “부산지하철 사업은 우리 기업이 LTE-R 상용화를 발판 삼아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라며 “재난망이 700㎒ 공공망을 쓰기 때문에 지지부진한 재난망 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하철 1호선 LTE-R 사업 제안 업체(컨소시엄)
자료:업계 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