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이익률 -24%로 벼랑끝...도대체 왜?

“HTC가 벼랑에 몰렸다. 지난 2분기에 1달러어치를 팔면 24센트(1100원에 265원)꼴로 적자를 보았다. 경영악화의 배경으로는 제품·시장 다변화 실패와 광고마케팅에서의 실패가 꼽힌다.”

레지스터는 8일(현지시간) 6일 발표된 HTC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내용 소개과 함께 이같이 분석을 내놓았다.

■4분기 연속 소폭 이익 기록하다 급추락

6일 발표된 2분기 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HTC는 10억6400만달러(1조2113억원)매출에 2억5900만달러(2949억원)의 분기 적자(세후)를 기록했다. 이는 말그대로 1달러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24센트씩 손해를 본 셈이다.

HTC는 지난 4분기 연속 소폭이나마 이익을 기록하며 경영개선 조짐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들어 이같이 적자로 돌아섰다. 주식은 주당 224.63달러에서 105.03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레지스터는 HTC의 주식이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011년 100파운드(153.33달러)짜리 주식을 샀다면 이제 그 가치는 6파운드(9.22달러)도 안된다고 전했다.

안팎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HTC 원 M8 스마트폰. 하지만 후속 M9은 M8에 비해 판매량이 43%나 추락하는 부진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HTC는 M8의 후광효과를 살릴 별다른 제품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M8. 사진=HTC
안팎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HTC 원 M8 스마트폰. 하지만 후속 M9은 M8에 비해 판매량이 43%나 추락하는 부진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HTC는 M8의 후광효과를 살릴 별다른 제품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M8. 사진=HTC

이같은 부진한 HTC의 성적은 지난 해 주력폰 HTC 원 M8이 꽤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HTC원은 동일한 욕구를 지닌 광범위한 집단 구매자들(포괄적 시장 고객들)의 감성적인 통화에 대한 영감을 자극했다. 또한 수많은 올해의 스마트폰 상을 받았다. 이 단말기는 가장 앞선 대담한 디자인과 가장 절제된 유저인터페이스를 결합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이것이 대단한 매출 확대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좋은 평가받은 M8 후광효과 못살려...제품·시장 다변화 전략 부재

그렇다면 HTC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런 부진을 보였을까?

먼저 HTC는 지난 수년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고마진 하이엔드단말기 시장에 초점을 맞춰 왔다. (하지만 이곳은 애플과 삼성의 무대였다.) HTC는 또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보다 값싼 모델들을 아웃소싱했다.(이는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미약하게나마 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HTC가 2분기 잠정 실적치에서 -24%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또다시 벼랑끝에 섰다. 주가는 반토막 났다. 더 안좋은 소식은 다양한 제품과 시장 다변화를 하지 못해 장기적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HTC의 주식하락상황을 보여주는 그래프.
미약하게나마 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HTC가 2분기 잠정 실적치에서 -24%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또다시 벼랑끝에 섰다. 주가는 반토막 났다. 더 안좋은 소식은 다양한 제품과 시장 다변화를 하지 못해 장기적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HTC의 주식하락상황을 보여주는 그래프.

무엇보다도 HTC에게는 강력한 제품 다변화 및 관리 전략이 없었다. 그 결과 제품평가에서 격찬을 받은 M8에서 나오는 어떤 후광효과도 자본화 할 수 없었다.

게다가 플라스틱 E8폰에는 주력폰의 특징적 디자인이 제대로 녹아들지 않았고 미니2폰에서는 원의 고품질 바디와 디자인이 약한 엔진과 결합돼 버렸다. 그 결과 어떤 것도 고객들의 구매의욕을 일으키지 못했다.

올들어 지난 3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선보인 주력폰 HTC원 M9은 외면받았다. 카메라는 끔찍한 수준이었다. 결국 최신작 M9의 판매량은 전작인 M8에 비해 43%나 줄어들었다.

HTC는 또한 신시장 개척을 통한 시장다변화에 뒤늦었다. 자금은 오직 개발비로만 투입됐고 신시장 개척에 의한 매출을 보여주지 못했다.

좋든 나쁘든 간에 단 하나의 단말기도 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공)궤적을 설명해 주지 못하고 있다. HTC의 VR헤드셋 바이브나 피트니스밴드 어느 것도 아직까지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보도는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잠정치 실적 발표에서 회복세를 보여준 것은 지난 수년간 엄청난 규모의 마케팅과 광고비로 쏟아 부은 데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반면 HTC는 마케팅 투자에 소홀했으며 "완전히 엉뚱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나마 기억에 남을 인상적인 홍보영상물도 거의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HTC의 사례는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더라도 소니의 경우에서 보듯 어떤 경우에도 전격전 마케팅(blitzkrieg marketing)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하이엔드스마트폰 사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2마리 말(애플,삼성)의 경주처럼 보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