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사이버 정전`…NYSE·유나이티드항공·WSJ 시스템중단

뉴욕증권거래소와 유나이티드항공, 월스트리트저널(WSJ) 컴퓨터 시스템이 8일 오전 한 때 마비됐다. 해킹 가능성은 낮다는 게 미 보안당국 결론이지만, 동시다발적 오류에 대해 미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컴퓨터 이상은 이날 오전 9시 유나이티드항공에서 가장 먼저 발생했고, 11시 30분께 NYSE와 WSJ에서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월가 사이버 정전`…NYSE·유나이티드항공·WSJ 시스템중단

NYSE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내부 기술적 문제로 주식 거래를 일시 정지했다”고 밝혔다.

주식 거래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정지됐다가 3시간 45분만인 오후 3시 15분부터 다시 재개됐다. 기술적인 문제로 NYSE 시스템이 멈춘 것은 2005년 6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NYSE와 달리 기술주 위주 나스닥과 전자증권거래소는 별다른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거래됐다.

백악관과 미 재무부는 NYSE와 긴밀히 접촉하며 상황을 자세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악의적 공격 징후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역시 성명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미 의회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제임스 코미 FBI 국장도 “사이버 위반 또는 공격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초동 조사 과정을 아는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NYSE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오류가 생겨 장애를 일으킨 것 같다고 전했다.

WSJ 홈페이지도 비슷한 시간대부터 원인 모를 이유로 작동이 중단됐으나 약 두 시간가량 후 시스템이 정상화됐다.

이에 앞서 미 연방항공청(FAA)은 오전 9시 직전 유나이티드항공 컴퓨터 자동화 시스템에 이상이 발견돼 곧바로 이 항공사 여객기 및 연결 항공편 이륙을 금지했다.

FAA는 유나이티드항공이 자동화 시스템 오류를 해결한 뒤 이륙을 다시 허가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유나이티드항공 예약시스템 이상으로 이날 하루 40만 명 고객이 피해를 봤으며, 이륙이 금지된 미국발 여객기와 시카고·덴버·휴스턴 등 미국 내 주요 공항 착륙을 준비하던 여객기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총 4900편이 직·간접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주연 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