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어디에’는 북한 사회상을 다루고 있다. 외화벌이 사업의 일환으로 마약밀매에 뛰어든 사람의 절박한 이야기를 담았다. 수많은 사람이 배급이 끊겨 굶어죽어가던 ‘고난의 행군시절’이 시대 배경이다. 당시 북한은 비공식적으로 마약밀매를 외화벌이 수단으로 삼았다.
저자는 소설 속 마약 밀매에 뛰어든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사연이 있다고 전한다. 공통점이 있다면 북한이라는 시스템에서 소모품이라는 점이다. 마약 밀매를 하다 중국 측에 적발되면 북한 권력은 이들을 모두 제거한다.
저자는 “개인 삶이 정치에 연루됐을 때 어떻게 파괴되고 망가져 가는지를 심도 있게 살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을 다룬 많은 책자가 있지만, 이 소설은 북한을 다룬 책자들 가운데 특별히 더 가치가 있다. 북한 출신의 탈북 작가가 쓴 소설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북한에서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고 그의 작품 세편은 영화로 만들어졌다. 물론 그의 이름은 공식화되지 않고 이면에 묻혀야 했다. 저자는 결국 북한사회를 견디지 못하고 중국으로 빠져나온다. 저자가 중국 이곳저곳을 전전하면서 막일을 하는 와중에 틈틈이 새벽잠을 몰아내며 쓴 소설이 ‘삶은 어디에’이다.
리지명 지음. 글도출판사 펴냄.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