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전쟁 2015]업계 "특허소송 이겨도 상처뿐" vs 특허청 "분쟁조정위 활용해달라"

“대기업과의 특허 소송에서 회사가 문 닫을 지경입니다.” “어렵게 이긴다 해도 보상액이 너무 적습니다.” “SW 특허심사 인력이 부족합니다.”

9일 개최된 ‘특허전쟁 2015’ 부대행사격으로 열린 특허청과 일선 업계 간 오찬 간담회에서 나온 목소리다.

간담회에서 장준호 인포뱅크 사장은 “특허 출원이나 등록 개수를 늘리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특허청은 일선 기업들이 특허 개수가 아닌 ‘질적 향상’에 주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인수 티맥스소프트 사장은 “시스템 소프트웨어(SW) 특허를 담당하는 심사관 인력과 기술 수준이 떨어진다”며 첨단 기술 담당 특허인력 확충과 심사 능력 향상을 주문했다.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대표는 “외국기업이 국내 특허를 남발하고 있어 별 것 아닌 기술에도 특허 블록에 걸려 불이익을 당할 때가 많다”며 시장 현실을 고려한 보다 깐깐한 심사를 요구했다.

박영호 지인소프트 대표 겸 연구소장은 “특허 침해 문제로 발생하면 수년간 법적 송사에 매달리기 일쑤”라며 “오랜 송사 끝에 승소한다 해도 보상액이 수천만원에 불과해 사실상 승소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특허청 차장은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공식 법적 소송에 앞서, 특허청이 운영 중인 ‘산업재산분쟁조정위원회’를 활용해주길 바란다”며 “무료로 제공하는 조정위 중재는 당사자간 직접 화해를 도모하고 있어 조정 성사율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차장은 “특허 가치 상승과 그에 따른 사회적 인식 전환은 결국 ‘법원 판결’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해도 제고 등을 위한 사법부와의 공조를 강조했다.

류경동 미래기술연구센터 편집장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