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S요? 벽이 너무 높습니다.”
얼마 전 한 지역 소프트웨어(SW)업체 사장과 나눈 대화 일부다.
GCS(Global Creative SW)는 글로벌 SW기업 육성을 위해 미래부가 시행하는 사업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지난 4월 공고를 내 82개 기업이 신청했다. 평가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9월이면 최종 선정 결과가 나온다.
GCS에 선정되면 연간 10억원 이상을 2년간 지원 받는다. SW기업에 10억원은 작은 돈이 아니다. SW기업 매출 10억원은 제조업 매출 100억원과 맞먹는다.
GCS가 정부 지원 SW사업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보니 웬만한 SW기업은 대부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지역 SW기업에는 언감생심이다.
연구전담 부서는 그렇다 치고 문제는 매출이다. 최근 3년간 평균, 혹은 지난해 매출이 30억 원 이상이거나 수출액이 3억원을 넘어야 한다. 미래부 방침은 이해하지만 지역 SW기업이 이 같은 수준을 넘기는 어렵다.
국내 SW기업 수는 6000개가 넘는다. 이 중 40% 안팎이 지역(비수도권) 기업이다. 지역 기업 중 자체 패키지로 매출 30억원이나 수출 3억원 이상을 올리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GCS사업은 글로벌SW 기업 배출이 목적이다. 국가 과제에 지역기업 여부를 따질 일은 아니다. 과제 성격상 조건을 까다롭게 해 선택과 집중 식으로 지원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지역 기업도 글로벌 SW기업을 꿈꿀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SW기업은 현재의 매출과 수출실적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기술과 열정으로 이룰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 SW기업을 위한 ‘신의 한 수’가 필요하다.
방은주 전국취재팀 ejbang@etnews.com